손흥민(토트넘)이 윙과 톱 자리를 오가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지배했다.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23~24시즌 EPL 16라운드 경기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10호골을 신고한 손흥민은 EPL 역대 7번째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손흥민이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것은 지난 8월 26일 본머스전 이후 약 4개월 만이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올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서 그를 최전방 톱 자원으로 기용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제임스 매디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격진 배치에 변화를 줬다. 히샤를리송을 원톱에 세웠고, 손흥민과 데얀 쿨루세브스키, 브레넌 존슨을 2선에 배치했다. 손흥민에게 2선 특급 도우미 역할을 부여한 셈이다.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상대 측면수비를 무너뜨렸다. 첫 결실은 전반 26분에 나왔다. 손흥민은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뚫어낸 후 낮게 크로스를 보냈고, 데스티니 우도기가 이를 선제골로 연결했다.
손흥민은 시즌 3호 도움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전반 38분 또 하나의 도움을 추가했다.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안까지 파고든 후 컷백을 연결했고, 박스 안에서 이를 이어 받은 히샤를리송이 깔끔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2022년 2월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 1년 10개월 만의 멀티 어시스트이자 손흥민의 EPL 통산 5번째 멀티 어시스트다.
손흥민은 히샤를리송이 교체아웃 된 후반 28분부터는 다시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고, 결국 쐐기골까지 뽑아냈다. 히샤를리송의 추가골로 3-0으로 앞서 있던 후반 38분 역습상황에서 상대 수비라인을 깬 뒤 골키퍼와 1 대 1 상황을 만들었고, 골키퍼를 제치던 도중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골문 왼쪽 구석으로 차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시즌 10호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은 EPL 득점 랭킹 단독 3위로 올라섰고, 팀은 4-0으로 격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리를 낚았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벤치로 물러난 후 상대 조엘링턴에게 실점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골을 내주지 않고 승리, 최근 5경기 무승(1무 4패)에서 벗어났다. 토트넘은 9승 3무 4패(승점 30)를 기록하며 리그 5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로 손흥민은 다시 한 번 ‘월드클래스’의 입지를 다졌다. 그는 2016~17시즌 이후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아스널 레전드 티에리 앙리, 리버풀 출신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방위 활약은 현지 팬들과 매체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우선 경기 후 진행된 팬 투표에서 3만460명 중 72.2%의 지지를 받아 이날 최우수 선수(맨 오브 더 매치ㆍMOM)로 선정됐다. 각종 매체도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은 평점을 줬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9.44를 매겼고, 풋몹은 멀티골을 기록한 히샤를리송(9.0)보다 높은 9.5를 줬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양 팀에서 유일하게 손흥민에게만 평점 9를 부여했고, 풋볼 런던도 “진정한 주장의 활약을 보였고, 팀에 영감을 줬다”며 극찬했다. 토트넘은 오는 16일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그 17라운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