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빠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부동산 경기는 준공을 앞둔 공사가 활발해 양호한 편이지만, 신규 수주와 착공이 부진해 내년 2분기 무렵부터 침체기가 시작된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건설기성의 증감률은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기성은 건설사가 매달 실제로 시공한 공사 실적(금액)이기 때문에 측정 시점의 경기를 나타낸다. 즉, 건설경기가 전년도보다 나았다는 얘기다.
실제 연도별 1~3분기 건설기성(2015년 불변가격 기준)은 2019년 90조4,000억 원에서 꾸준히 하락해 2021년 81조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91조7,000억 원까지 회복됐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큰 규모다. 토목기성은 소폭 회복에 그쳤지만 건축기성은 주거용, 비주거용 모두 지난해보다 각각 12.5%, 15% 늘었다.
그러나 건설기성 증가세는 내년 2월부터 5월 사이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급등한 탓에 새롭게 발주되는 사업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주가 제시한 공사비 총액을 뜻하는 건설수주는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해 전년 동월보다 낮았다.
공사가 시작된 현장 규모도 감소세다. 올해 1~3분기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보다 40%나 줄었다. 특히 주택 공급이 급감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아파트 10만8,173가구가 착공됐는데, 지난해보다 61.2% 줄어든 규모다. 전세사기 여파로 다세대 주택 등 비아파트 착공은 73.1%나 줄었다.
연구원은 "건설기성 증감률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12~15개월이 지나 감소세로 돌아서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기성은 내년 3월에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건축기성 총액은 올해보다 6% 줄고 감소 기간 역시 1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고 인식해 주택을 매수하는 대신 전세 계약을 연장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예측도 많다. 연구원은 지난달 세미나를 열고 내년 전국 집값은 올해보다 2% 떨어지는 반면, 전셋값은 2% 오른다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