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마음대로 코인 '입출금 금지' 못 한다

입력
2023.12.10 16:32
뚜렷한 이유 없이 입출금 차단 방지
이용자 가상자산 보호 기준도 상향

내년 7월부터 가상자산거래소는 임의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의 입·출금을 차단할 수 없다. 이용자의 경제적 권리가 불합리하게 침해받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다. 가상자산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절차 등 규제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7월 19일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세부내용인 시행령과 감독규정에 대한 입법예고를 11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법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 7월에 공포됐다.

시행령은 가상자산사업자의 가상자산 입·출금 차단 허용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가상자산 정보시스템 등에 전산장애 △법원·수사기관·국세청·금융당국 등의 법령에 따른 요청 △해킹 등 사고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명백한 경우 등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입·출금 차단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는 그간 일부 사업자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가상자산 출금을 중단시켜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경우가 적잖았던 데 따른 것이다. 만일 정당한 사유 없이 입·출금을 차단한 경우 이용자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도록 했다.

이용자 가상자산 보호 기준도 상향했다. 기존에도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의 가상자산 전체 수량의 70%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 월렛'에 보관해야 했으나, 시행령은 해당 기준을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80%로 높였다. 콜드월렛은 가상자산을 해킹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가상자산 보관 지갑이다. 사업자에 해킹과 같은 사고에 따른 책임을 이행하도록 일정 이상의 보상을 제공하는 보험·공제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사업자는 이상거래를 상시 감시하며 불공정거래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즉시 통보할 의무가 부여된다. 불공정거래행위 혐의가 발견되면 일반 자본시장과 동일하게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통보하고, 처분 결과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 절차도 마련됐다.

이 밖에도 시행령 등에는 가상자산 범위에 대체불가토큰(NFT)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연계 예금토큰 등은 제외하고, 예치금 관리기관을 은행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과 규정은 이용자의 자산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고, 가상자산시장의 건전한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세부적인 기준과 방법을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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