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은 지금 부상 · 체력과 싸움 중...토트넘-맨시티, '무승'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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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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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체력 고갈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는 '무승'을 이어가고 있고, 뉴캐슬은 연승이 좌절되는 등 속앓이 중이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15라운드 웨스트햄과의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불안한 5위(승점 27)에 자리하며 1위 아스널(승점 36)과 승점 9 차이로 더 벌어졌다.

최근 맨시티(1-1)와 무승부로 '3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던 토트넘은 이번 패배로 또다시 무승(1무 4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엔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징계로 3경기 결장 후 돌아와 선제골까지 터뜨렸지만 주전급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치명적이었다. 대체 자원이 없어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무너졌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은 지난 5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고도 승리하지 못했는데, 이는 EPL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더불어 홈에서 3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패배한 첫 번째 팀이 됐다.

토트넘은 지난달 초까지 리그 선두 자리를 지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개막전부터 10경기 무패(8승 2무)로 리그 우승이 점쳐지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지난달 7일 첼시전이 뼈아팠다. 중원에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제임스 매디슨과 '철벽 방어'가 빛나는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 각각 발목과 허벅지 부상을 당해 내년 초 복귀가 점쳐진다.

아울러 풀백 자원인 마노르 솔로몬, 라이언 세세농, 이반 페리시치와 중원의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주전급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부재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지가 후반 자기 진영에서 백패스 실수로 패배의 원흉이 됐는데, 대체 자원이 없어 90분을 소화한 탓이 크다. 우도지는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며 팀 공격에 헌신했으나, 후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볼을 뺏기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토트넘의 경기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토트넘은 사타구니 수술을 받은 히샤를리송과 근육 부상을 당했던 파페 사르가 그라운드에 복귀해 위안을 삼고 있다.


뉴캐슬도 부상자가 많아 전력 누수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에버턴과의 15라운드 홈경기에서 0-3으로 대패한 것도 10명 이상의 부상자 명단 때문이다. 주전급인 제이콥 머피, 댄 번, 칼럼 윌슨, 스벤 보트만, 조 윌록에 이어 최근 골키퍼 닉 포프까지 부상으로 4개월가량 이탈하게 됐다.

문제는 뉴캐슬이 유럽 대항전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11일 토트넘과 리그전을 시작으로 14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C밀란전, 17일 리그 풀럼전, 20일 첼시와 리그컵(카라바오컵)이 예정돼 첩첩산중이다.

지난 시즌 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UCL 우승의 트레블을 이룬 맨시티는 올 시즌 체력 부담이라는 혹독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중이다. 지난 7일 아스톤 빌라와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충격패 당했다. 첼시(4-4)와 리버풀(1-1), 토트넘(3-3)에 이어 4경기 무승(3무 1패)으로, 순위도 1위에서 4위(승점 30)로 추락했다.

맨시티의 최근 행보는 체력적인 문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4경기 모두 후반 실점하면서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다. 첼시, 리버풀전은 선취골을 넣고도 이를 지키지 못했고, 아스톤 빌라전에선 단 2개의 슈팅만 기록하는 등 체력적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옵타에 따르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후 치른 535경기 가운데 최소 슈팅 수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맨시티는 팀의 핵심인 케빈 데 브라위너가 장기 부상으로 빠지고, 존 그릴리시의 체력적 부담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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