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5명 인재 첫 영입... '육아 멘토' 하정훈, '탈북 연구원' 박충권

입력
2023.1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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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구자룡·윤도현 등
총선 대비 1차 인재영입 5명 발표
험지 출마·정책 개발 등 활용법 주목

국민의힘이 8일 육아 필독서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63)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등 5명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재로 처음 영입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좌초하며 어수선한 상황에서 외부 인사 수혈로 분위기 전환에 나선 모양새다.

청년·탈북자가 영입 키워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하 원장을 비롯해 △박충권(37)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윤도현(21) 자립준비청년 지원(SOL) 대표 △구자룡(45) 변호사 △이수정(59)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5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청년과 여성, 아동,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국민안전, 보육 등 각종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사회에 크게 기여한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하 원장은 100만 부 이상 팔려 육아 바이블로 통하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다. 초보 부모들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하 원장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 "처음에는 비례대표 영입을 수락했는데, 현재로선 국회의원 도전이 아닌 당에 도움주는 일로 만족할 생각"이라며 불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책임연구원은 북한 국방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2009년 탈북해 서울대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받았다. 5명 가운데 최연소인 윤 대표는 18년간 보육원 생활 이후 자립 준비 청년과 후원자를 이어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구 변호사는 방송 등에 패널로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특혜 의혹을 집중 파고들며 이름을 알렸다. 이 교수는 범죄 피해자 인권 개선 활동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일부는 총선 지역구 투입도

이 위원장은 "몇 분은 지역구에 출마할 분들"이라며 "어려운 지역이라도 나가서 청년들에게 도전 정신을 보여주고 그 과정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겠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경우 앞서 여러 인터뷰를 통해 여당의 험지로 통하는 경기 수원정 출마 의지를 밝혔다.

영입 인재들이 정부·여당의 정책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하 원장은 지난달 유튜브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의대 정원만 늘리면 이런 문제(소아과 의사 부족)가 해결되느냐"며 "일부 기대와 달리 천만의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소아과 지원책에 대해서도 "진찰료는 눈곱만큼 올리고 육아상담은 공짜로 봉사하라는 것 같다"면서 "동네 소아과 의사들도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눈치"라고 쓴소리를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약자가 아닌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대변할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특히 이 교수의 김건희 여사 옹호 이력, 구 변호사의 '이재명 저격수' 활동을 문제 삼으며 "이들을 내세워 총선을 '정책 대결' 대신 '막말 전쟁'으로 끌고 가려는 심산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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