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2차 조정기 오나... 서울 아파트값 반년 만에 하락 전환

입력
2023.12.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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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도 하락폭 키워
매매→전세로 전셋값만 뛰어
시장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상반기 반짝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시장이 반년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택 거래도 끊기다시피 해 지난해 말 1차 조정에 이어 '2차 조정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첫째 주(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1%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으로 돌아선 건 5월 셋째 주 이후 29주 만이다.

하락 지역도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거셌던 노원·도봉·강북구가 지난달 초 가장 먼저 하락으로 돌아선 뒤 이번 주엔 하락 지역이 14곳으로 늘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절반 이상 지역에서 하락 거래가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서울 집값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강남구(-0.05%)도 3주 연속 하락폭을 키우고 있고, 서초구(-0.01%)도 2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0%)는 상승을 멈췄다.

송파구 잠실동의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에선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자 최근 호가를 낮춰 맞춘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집주인은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지난달 실거래된 가격대인 17억 중반대에 내놨다가 최근 호가를 6,000만 원 낮췄다. 몸값을 16억 중반대에 맞춘 매물이 잇따른 영향이다. 지난달 서대문구 홍은동 현대아파트 전용 59㎡(10층)는 시세보다 2억 원가량 낮은 4억3,000만 원에 거래돼 시장에서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10월 마이너스(-)0.45% 변동률(잠정치)을 기록,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12건으로 2월(2,454건) 이후 8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경기도 26주 만에 0.01% 내리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인천(-0.05%)은 5주 연속 내림세다. 반면 전셋값은 오름세다. 서울(0.14%)·수도권(0.11%)을 포함해 전국 평균 전셋값이 0.07% 올랐다. 매매 대신 아파트 전세를 택하고 있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로 그만큼 매매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뜻이다.

시장에선 과거 서울의 실거래가지수 흐름을 고려할 때 서울이 '2차 조정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올해 서울 실거래가지수가 단기간에 13%나 뛴 데 따른 시장의 피로감이 크다"며 "고금리 기조도 여전해 내년 상반기까지 조정을 거칠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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