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들에게 산후조리원 입실료를 받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를 받는 조리원 직원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김예영 판사는 업무상 횡령·배임, 사기 혐의로 기소된 채모(57)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 실장으로 일한 채씨는 2016년 4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산모 75명으로부터 예약금 및 입실료 명목으로 1억7,000여만 원을 받았다. 원장 A씨에게 이 금액을 모두 줘야 했지만, 채씨는 이 중 8,200만 원가량만 건네고 나머지는 임의로 사용했다.
채씨는 재판 내내 "원장이 탈세를 하려고 산모들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대신, 추가 마사지를 제공해 불만을 무마하라고 했다"며 "그 대신 마사지 요금을 입실료에서 알아서 가져가라고 해서 내가 챙긴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도 인정됐다. 채씨는 동료 직원이 야간 근무를 했다고 속여 직원의 근무 수당 26만 원을 자신의 딸 계좌로 송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자신이 별도로 운영하는 마사지실과 주거지에 비데를 설치하고, 원장 A씨 몰래 A씨 계좌에서 해당 비데의 렌탈료가 자동이체 되게 하는 수법으로 73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김 판사는 "채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등 범행 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리원에서 부담해야할 비용을 채씨에게 대납하도록 방치하는 등 산후조리원을 방만하게 운영한 원장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