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신드롬 이전 넷플릭스의 개국공신 역할을 해낸 '스위트홈'이 3년 만에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다. 전작보다 더 큰 세계관과 스케일에서 넷플릭스의 야심이 엿보이지만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중이다. 왜 '스위트홈2'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스위트홈'은 고립된 아파트에서 각자의 욕망이 탄생시킨 괴물로 변해버린 이웃과 맞서야 하는 주민들의 고군분투를 긴장감 있게 담아 큰 호평을 받았다.
2020년 베일을 벗은 시즌1은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 1위를 차지하고 70개국 이상 톱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인기에 따라 팬들의 후속작 제작 요청이 쇄도했고 이에 넷플릭스는 시즌2·3 제작을 알리기도 했다. 시즌1에서는 그림홈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쳤기 때문에 세계관 확장도 기대를 자아내는 요소 중 하나였다. 여기에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박규영 등 기존 배우들에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진영이 새로운 캐릭터로 합류했다는 것도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공개 후 팬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 중이다. 괴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부대 수호대가 서사의 한 축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기존 인물들의 분량은 축소됐다. 그림홈에서 서울로 확장된 배경도 이야기의 산만함을 고조시켰다. 한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괴물과 인간의 사투를 벌였던 시즌1과 다르게 시즌2에서는 서울 스타디움 방공호, 차현수(송강)의 동선, 아이(김시아), 수호대, 이은유(고민시)가 각각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앵글이 바쁘게 움직여야 했는데 어느 한 인물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작용했다. 결국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에 따라 몰입도는 떨어진 것이다.
시즌2 제작을 발표하던 당시 이응복 감독이 "기술적으로 다 풀지 못한 것들을 시즌2에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것과 달리 K-크리처가 갖고 있는 매력과 고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크게 일었다. 이는 '스위트홈'이 성공했던 비결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아포칼립스 장르물은 주로 크리처들 속 인간의 생존기에 주안점을 뒀다. 반면 K-크리처물은 한국의 고유 정서인 '한'을 인간 뿐만 아니라 괴물에도 투영하면서 색다름을 꾀했다. '스위트홈'을 필두로 '지금 우리 학교는' '불가살' '지옥' '구미호뎐' 등이 나란히 K-크리처물의 대표작으로 떠올랐다. 특히 '스위트홈'은 연근괴물과 근육괴물 등 전무후무한 크리처를 선보이면서 IP를 이용한 게임을 론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후속작인 '스위트홈2'가 이전처럼 매력적인 크리처를 등장시키지 못하면서 아쉬움이 높아지고 있다. 스위트홈2'의 최고 성적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4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