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한다. 최근 인근 학교의 학습권 및 사생활 침해 등 우려에 대해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서울시는 6일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및 시공 일괄 입찰공고를 조달청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남산 곤돌라는 총 사업비 400억 원을 들여 2025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남산예장공원(하부 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 승강장)까지 804m를 3분 만에 갈 수 있다. 10인승 캐빈 25대가 시간당 1,600~2,000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시는 곤돌라가 설치되면 연간 189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운영은 서울시설관리공단이 맡고, 요금은 성인 왕복 기준 1만 원이 될 전망이다.
남산 곤돌라는 앞서 두 차례나 좌초됐다. 2011년 처음 추진됐지만, 여론 반대로 무산됐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15년에도 남산 경관 훼손으로 한양도성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재차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시는 이번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제 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99가 나와서다. 통상 B/C가 1.0 이상 나오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론조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도출됐다. 시가 지난달 한국리서치를 통해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80.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최근 논란이 된 남산 인근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학부모와 학생 등이 곤돌라로 인한 사생활 노출 등 불안감을 호소한 것에 대해 시는 학교 방향의 시야를 차단하기 위해 별도 수목을 식재하고, 공사 중 소음이나 분진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사업자가 선정되면 주민 설명회도 연다. 오승민 서울시 도시정비과장은 "자체 분석 결과 현재 남산 수목의 높이가 학습권을 침해하는 수준은 아니라 보고 있다"면서도 "전문가 등과 함께 추가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환경단체 등과 함께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등 친환경 공법을 적용하고, 이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할 방침이다. 곤돌라 운영 수익금 전액을 남산 생태보전 사업에 활용하도록 '남산 생태여가 기금(가칭)'도 신설한다. 오 과장은 "상부 승강장은 자재 창고로 쓰는 곳을 활용하는 등 곤돌라 운영에 꼭 필요한 시설만 설치할 것"이라며 "곤돌라를 통해 더 나은 남산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