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을 달성하며 올해 한국프로야구(KBO리그)를 평정한 에릭 페디가 미국프로야구(MLB)로 금의환향한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6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196억9,000만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페디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워싱턴에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에 출전해 454.1이닝을 던지고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한 바 있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89경기(선발 71경기) 390.1이닝 23승 19패 평균자책점 3.69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100만 달러에 계약한 페디는 슬라이더의 변형 구종인 스위퍼를 앞세워 KBO리그를 지배했다. 30경기에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에 209탈삼진을 기록했다. 역대 네 번째 ‘트리플 크라운’를 달성했고,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이자 역대 다섯 번째로 ‘20승·200탈삼진’ 고지를 밟기도 했다. 압도적인 성적을 토대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과 올해 신설된 수비상 투수 부문에서도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투수상 수상이 유력한 만큼 사실상 ‘단일 시즌 6관왕’을 예약해둔 상태다.
페디가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위력을 선보이자 MLB는 물론 일본프로야구도 일찌감치 주목했고, 결국 그는 지난 시즌 워싱턴으로부터 받은 연봉(215만 달러·약 28억2,000만 원)의 3배가 넘는 몸값으로 빅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원 소속구단인 NC 역시 다년계약 카드를 꺼내 드는 등 페디 잔류에 힘썼지만 ‘몸값 경쟁’에서 빅리그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페디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의 계보를 잇게 됐다. 앞서 메릴 켈리(애리조나), 조시 린드블럼(은퇴),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 등이 KBO리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바 있다. MLB닷컴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페디가 메릴 켈리의 성공을 닮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빅리그 경력이 없던 켈리는 2015~18년 SK 소속으로 119경기에 나서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뒤 애리조나와 계약했다. 이후 MLB에서 127경기에 나서 750.2이닝을 소화하며 48승 4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에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