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제멋대로에, 업무추진비도 펑펑"… 전남 산하기관장 근무 백태

입력
2023.12.07 04:30
전남테크노파크 이사장 업무추진비로
명절 선물 구매 등 2,469만원 지출
청소년미래재단·인재평생교육진흥원
기관장 출퇴근 기록도 제멋대로
정영균 도의원 "특별 복무점검 나서야"

전남도 산하 공공기관장들은 올 한 해 평균 1억 321만 원의 연봉을 받고, 969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올해 49회 국내 출장, 0.7회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일부 산하기관에선 기관장들은 출·퇴근 시간을 수시로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기관장이 있는 전남도 산하 16개 기관이 정영균 전남도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도 산하 공공기관장 중 최고 연봉자는 1억 4,751만 원을 받는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으로 나타났다. 이어 강진의료원장과 순천의료원장이 1억 4,200만 원,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장 1억 2,000만 원, 전남테크노파크 이사장 1억 1,512만 원,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1억 591만 원, 녹색에너지연구원장 1억 원 등 억대 연봉을 받는 기관장이 상당수 차지했다.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연봉은 최저 연봉을 받은 전남도청소년미래재단 원장 연봉( 7,140만 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올 한해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기관장은 전남테크노파크 이사장이었다. 그는 설날 명절 선물 구매 명목으로 지난 1월 18일 316만 8,000원을 지출했고, 지난 9월 19일에도 추석 명절 선물 구매에 219만 원을 사용하는 등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총 2,469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장 1,653만 원, 강진의료원장 1,563만 원,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1,520만 원, 전남도 중소기업일자리경제 진흥원장 1,444만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기관들은 부속실은 운영하거나 비서를 두지 않았으나, 전남테크노파크와 전남도사회서비스원만이 기관장을 위한 부속실을 운영하면서 개인 비서 업무를 보기 위한 직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출장 업무가 가장 잦은 기관장은 전남도환경산업진흥원장으로 총 92회 출장 업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출장은 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이 3회로 가장 많았고, 전남관광재단 이사장,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전남도 중소기업일자리경제 진흥원장 등은 각각 2회, 전남테크노파크 이사장, 녹색에너지연구원장은 각각 1회씩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일부 기관장들은 출퇴근 시간을 어기거나 관련 근태 관리 기록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청소년미래재단의 경우 근태 규정을 적절히 준수했다고 밝혔으나, 그룹웨어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총 136회 기록 가운데 9시 이전 로그인된 기록은 9차례에 불과했다.

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역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했다는 자료를 제출했으나, 실제 로그인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상당수 접속 기록이 규정된 출퇴근 규정 시간을 여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청소년미래재단 관계자는 "출근 전 상담복지센터, 활동진흥센터, 행정지원실을 모두 방문한 후 원장실 출근을 했기 때문에 로그인 기록이 늦게 기록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순천·강진 의료원과 환경산업진흥원은 근태 관리 규정이나 증빙 자료 자체가 남아있지 않아 기관장의 출퇴근 기록을 제대로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 반면 전남테크노파크 이사장, 중소기업일자리경제진흥원장, 전남관광재단 이사장, 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전남여성가족재단 등의 경우 근태관리를 비교적 성실히 수행했다.

정영균 의원은 "기관장의 주요 덕목인 청렴성과 솔선수범을 위해선 산하 기관장들의 도덕적 해이 방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전남도는 해당 기관을 대상으로 근태 관련 특별 복무 점검을 실시해 근무 기강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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