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번째 비서실장을 맡으며 복심(腹心)으로 꼽혔던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가 35년의 롯데맨 생활을 마감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류 대표는 이번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롯데그룹은 6일 롯데지주 이사회를 시작으로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통상 퇴임 임원은 임원 인사 하루 이틀 전 통보를 받는다.
류 대표의 퇴임 배경으로는 세대교체가 꼽힌다. 1960년생인 류 대표는 2020년 8월부터 3년 3개월 동안 롯데물산 대표 자리를 지켰다. 최근 롯데그룹은 성과 중심 인사 체제를 내세우며 젊은 리더십으로 세대교체를 단행,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령을 57세까지 끌어내렸다.
한편 류 대표는 30년 넘게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신 회장의 비서로서 2대에 걸쳐 그룹 총수를 지척에서 보필했다. 그는 1986년 롯데쇼핑 총무부로 롯데그룹에 입사, 1988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소속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에는 신 회장이 직접 꾸린 정책 본부의 비서부문장으로 발탁됐고, 2017년에는 롯데지주 출범과 동시에 초대 비서팀장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8월 깜짝 인사를 통해 롯데물산 수장 자리에 오른 류 대표는 2019년 매출 4,200억 원, 영업이익 157억 원의 롯데물산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115억 원, 영업이익 908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초 롯데그룹이 롯데물산을 호텔군(HQ)에서 롯데지주 소속으로 옮긴 뒤 신 회장 직속으로 롯데의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 개발 운영 업무를 이끌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통상 롯데그룹의 대표이사 임기가 2, 3년 사이로 갑작스러운 인사는 아니며 세대교체론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