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국내 최고 그로서리 플랫폼 선보일 것"…롯데쇼핑, 부산 '오카도 물류센터' 착공

입력
2023.12.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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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오카도 협업 물류센터 첫 삽
상품 수·배송 처리량 확대…배차 세분화
양질의 식품 배송 서비스 제공 목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플랫폼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일 부산 고객풀필먼트센터(CFC) 착공을 앞두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기업 오카도의 시스템을 적용한 물류센터를 통해 효율적이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롯데쇼핑은 이날 부산 강서구 미음동 건축 현장에서 기공식을 열고 부산 CFC 건설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지 약 1년 만이다. 오카도는 그로서리 물류 공정을 첨단 기술로 소화해 해외시장에서는 '아마존의 대항마'로 꼽힌다.

쿠팡, 컬리, SSG닷컴 등이 빠른 배송으로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롯데쇼핑이 과감한 물류 투자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아직까지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절대 강자가 없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신 회장은 "오카도와 손잡고 선보일 CFC는 국내 유통 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카도 시스템 적용한 물류센터, 무엇이 다를까


부산 CFC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물류센터로 연면적 4만2,000㎡(약 1만2,500평)에 달한다. 예정대로라면 2025년 말부터 부산, 창원, 김해 등 경남의 230만 넘는 세대 가 오카도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부산 CFC는 물류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수를 두 배 많은 4만5,000여 종까지 소화할 수 있다. 배송 처리량도 두 배 늘어 하루 3만 건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배송 차량을 1시간 간격으로 하루 최대 33회 배차해 배송 시간도 세분화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특정 시간에 주문한 상품을 받을 수 있게 해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이곳에서는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바탕을 두고 수요 예측, 재고 관리, 상품 피킹과 패킹,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상품을 보관하고 있는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 레일 설비인 '하이브(hive)'와 피킹 및 패킹을 담당하는 로봇인 '봇(bot)' 등을 통해 고객 주문 후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물류 효율화로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살 때 겪었던 상품 변질, 품절, 누락, 오배송 등의 문제를 개선하고 쇼핑 편의성도 향상한다는 게 회사의 전략이다.

롯데쇼핑은 1조 원을 들여 2030년까지 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한 CFC를 전국에 6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부산에 이은 두 번째 CFC는 수도권에 짓는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부산 CFC는 롯데의 새로운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초석이 되는 첫 번째 핵심 인프라"라며 "국내에 건설될 6개의 고객풀필먼트센터를 바탕으로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쇼핑 1번지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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