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사자' 사라질까... 동물복지 고려한 동물원·수족관만 허가한다

입력
2023.12.05 12:55
동물원수족관법·야생생물법 시행령 개정

앞으로 동물의 복지를 고려한 시설에만 동물원 영업이 허가된다. 야생동물을 만지거나 올라타는 등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체험도 금지된다. 비좁은 콘크리트 사육장에서 배를 곯던 ‘갈비사자’ 바람이와 같은 안타까운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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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 시행령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시행령 개정안이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14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앞서 동물원 운영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동물원수족관법과 동물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의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는 야생생물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데 따라 세부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개정 동물원수족관법 시행령에 따르면 동물원과 수족관은 휴식처나 바닥재 등 야생동물의 특성에 맞는 서식환경을 갖추고 전문 관리인력을 고용한 경우에만 운영이 허가된다. 동물원은 또 안전 및 질병 관리, 복지 증진 등 구체적인 동물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휴·폐원 중이라도 동물 관리에 소홀해지지 않도록 감독을 받게 된다. 동물원의 허가와 감독은 수의사 경력 5년 이상 또는 동물원에서 7년 이상 종사한 검사관이 맡는다. 기존에 동물원으로 등록해 운영 중인 경우 5년의 유예기간 동안 허가요건을 갖춰야 한다.

야생생물법 개정안은 동물원 또는 수족관으로 등록하지 않은 시설에서의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되 기존 시설에 4년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유예를 받은 경우에도 야생생물을 만지는 등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1차 150만 원, 4차 이상 500만 원 등 횟수별로 과태료가 가중된다. 동물원 등 전시시설로 야생동물을 운송할 때는 적합한 먹이와 물을 공급하는 등 운송자의 의무도 새롭게 도입됐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는 민물가마우지와 까마귀류를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특정 지역에 밀집해 서식하며 양식업이나 내수면어업 등에 피해를 주거나 전력시설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다. 유해야생동물은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 포획할 수 있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으로 동물원의 동물 복지 관리가 강화됨과 동시에, 야생동물 운송 과정에서도 동물의 안전을 고려하도록 하는 등 야생동물 보호·관리 제도의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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