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4일 윤석열 정부를 신군부에 빗대 신검부(검찰 권력)라 칭하며, 현 체제의 종식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2대 총선에 출마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신당 창당과 관련해선 "제가 제 입으로 신당을 말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디케의 눈물' 북콘서트에서 총선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 12·12 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 관람 소감을 곁들여 답했다.
조 전 장관은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해 "오래 전 이야기임에도 마치 2023년 현재같이 느껴진다"며 "영화에선 '하나회'가 정권을 잡아 '대한군국'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검찰 전체가 총칼 대신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대한검국'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신검부' 독재 체제가 종식돼야 하고, 이를 통해 추락하는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그걸 위해 제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돌 하나는 들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다만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세상이 제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사람들의 마음에 따라, 주변 친구와 국민의 마음에 따라 몸을 맡기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 당시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해 "제가 못났고, 눈이 어두웠고, 혜안이 없었다"며 "다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았듯이 "신검부 관계자들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이 우리 민주·진보 진영의 본진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노회찬(전 정의당 의원) 같은 분들이 학익진처럼 날개를 펴서 의회 권력을 다수파로 확실하게 만들고, 다음 대선 때 행정권력도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