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는 처음으로 관광특구를 추진 중인 대구 중구가 관광사업비로 사용해야 할 예산 12억 원을 성과도 없이 날려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월 한국관광사 공모사업에 중구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국비 9억 원 등 총사업비 12억 원을 들여 동성로 스마트관광쇼핑 플랫폼인 'Daegu Dongseongno Shopping(DDS)'을 홈페이지로 구축했고, 동대구역과 동성로관광안내소 등 4곳에 가상 피팅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또 DDS라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했다.
하지만 중구가 지난달 30일 집계한 DDS 가입자 수는 총 3,733명이 고작이고 플랫폼 이용현황은 총 13만1,168건에 불과했다. 식음료 등 플랫폼으로 상품을 판매한 실적도 총 1,915건, 금액은 1,247만 여 원에 그쳤다.
해당 홈페이지는 주소를 알지 못하면 존재자체도 알 수가 없고 입점한 점포 수도 동성로와 교동 등 일대 1,600여 곳 중 299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이용 흔적은 뜸하다. 해당 홈페이지에 가장 최근 등록된 리뷰는 지난해 9월26일 한 떡볶이 체인점에 대해 '저만 꿀팁 얻은 기분이라 행복했어요'라는 내용으로, 전체 리뷰는 3개 점포에 달린 4개에 불과하다.
특히 DDS 앱은 안드로이드 유저가 사용할 수 없어 무용지물이고 동성로관광안내센터에 설치된 가상 피팅 키오스크는 전원도 꺼져 있다.
당초 중구는 해당 플랫폼과 앱 등을 사용해 직접 물건을 고른 뒤, 해당 물건을 판매 중인 점포를 직접 방문해 구입하는 방식으로 관광과 소비효과를 기대했으나 사업 시행 2년차인 현재 해당 사업은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상 피팅 키오스크는 점포와 제품을 고르면 화면에 착용한 장면이 연출되는 방식이었으나 제품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화질도 조잡하다는 것이다.
중구의회도 발끈하고 나섰다. 김동현 중구의회 의원은 "접근성도 떨어지고 아무 내용도 없는 수준이라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사업을 알리기에도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온라인 홍보 마케팅 강화 등 사업도 뻔한 결과가 나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중구는 내년 1월까지 전체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해 정상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점포와 판매 물품 등은 현행에 맞게 시스템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잠시 내려둔 것"이라며 "키오스크 일부 기기도 시스템 관리업체 등의 사정으로 QR코드 만료로 고장나 수리 중"이라고 해명했다.
내년 5월 관광특구 지정에 재도전하는 중구는 다음달까지 옛 동성로 야외무대였던 '동성로28 아트스퀘어', 동성로관광안내소, 계산예가관광안내소 등 5곳에 조사원을 배치해 외국인을 상대로 설문조사에 나서는 등 총 90차례에 거쳐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