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3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미 해군 군함 1척과 상선 여러 척이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예멘 후티 반군은 같은 날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 2척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방부는 “미 구축함 카니호와 상선 여러 척이 홍해상에서 공격받았다는 보고를 인지 중”이라며 “파악되는 대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당국자는 AP통신에 “공격은 3일 오전 10시쯤 시작돼 5시간가량 지속됐다”고 말했다. 카니호는 공격받으면서 드론을 최소 1대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같은 날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이스라엘 선박 2척을 드론,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이들은 바하마 선적의 벌크선 ‘유나이티 익스플로러호’와 파나마 선적의 컨테이너선 ‘넘버 나인호’가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해당 공격이 미 해군 군함과 연관됐는지 밝히지 않은 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이 계속되는 한 이스라엘 선박에 대한 공격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수석대변인은 후티 반군에 공격받은 선박이 이스라엘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격받은 상선 한 척은 크게 손상돼 침몰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이고, 다른 한 척은 경미한 손상을 당했다”며 미군 중부사령부 등과 함께 관련 사안을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만일 후티가 공격한 선박이 미국 군함일 경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주요 무역로인 홍해와 걸프 해역까지 번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미국은 예멘 내전에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꺼렸지만, 이번 피격으로 인해 중동 정책이 변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티가 미 군함을 공격한 것은 2016년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