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 이상민 "이재명 사당으로 변질... 상식의 정치 복원해야"

입력
2023.12.03 15:02
'양당 독과점' 지적하며 제3세력 연합 강조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5선·대전 유성을)이 3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추후 행보와 관련해 "솔직히 온전한 당이 어디 하나 없다"며 신당행에 무게를 실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내년 총선 공천에 앞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비판적인 비명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탈당문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나아지긴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며 "내로남불과 집단 폭력적 언동, 약속 뒤집기, 혐오와 차별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에 대한 제 희망과 꿈을 접지 않을 수 없다"며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기에 터전이 될 수 없는 민주당과 결별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팩스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한 바 없다"며 "국민의힘 쪽에서 제안한 것도 없다. 이제 무소속이니까 상황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두 당의 독과점 구도가 너무 강대해 폐해가 많다"며 "이 독과점 구조를 깨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 등 신당을 모색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뭔가 그쪽이 연합을 했으면 좋겠다"며 "실체가 있는 유력한 제3세력이라면 힘을 보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보다, 보수다' 이런 건 한국 정치가 망가진 지금 상황에선 부질없는 얘기고, 사치스러운 얘기"라며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는 게 더 급하고, 그것으로 공통점을 만들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총선에서 열린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선 유성에서 당선된 이 의원은 2008년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재선했고, 이후 2012년, 2016년, 2020년 총선에서는 다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5선 중진 의원이다.

이 의원의 탈당이 알려지자 민주당에선 거센 비판이 나왔다. 초선 박상혁 의원은 페이스북에 "2008년 자유선진당에 이어 이번엔 국힘(국민의힘)으로 가는 거냐"며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하고 싶나,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고 지적했다. 당원 게시판에도 "민주당 간판으로 5선을 한 자다. 민주당을 위해 무엇을 기여했나"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수박'이란 표현을 들어 "당내 수박들에게 전한다. 이 의원이 스타트 끊었으니까 이참에 너네들도 국민의힘으로 가라" 등의 반응도 나왔다.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