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이상 18+상무보 48=66...김영섭 KT 대표, 첫 인사서 임원 자리 20% 줄였다

입력
2023.1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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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카르텔 혁파, 준법 경영 강조 
AI 강화 위해 MS, AWS 출신 전문가 영입



큰 위기 속에 지난 8월 30일 KT의 새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김영섭 대표가 정확히 석 달 만에 첫 번째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 효율화를 이유로 임원을 20% 이상 줄이고 공채 중심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 외부 인사들을 영입했다.

KT는 2024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대표 공백으로 인사가 미뤄진 탓에 2년 만에 실시됐다.


비대한 조직 슬림화, 임원 대폭 줄였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임원 규모를 크게 줄였다는 사실이다.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임원만 66명이다. 특히 KT는 다른 통신사와 달리 부장급과 상무급 사이에 상무보라는 직급이 있었는데 상무보 자리를 48개(312→264)나 없앴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감소했다. 또 그동안 KT 그룹사의 핵심 보직이 퇴임 전 임원들이 머물던 곳 정도로 여겨졌던 관행을 없앴다.

논란이 됐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순혈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법무, 윤리(감사), 경영지원 부서장을 맡을 외부 전문가를 데려왔다. 이를 통해 그룹사의 경영·사업 리스크에 대한 관리 및 조정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KT는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혁신부문'을 새로 둔다. 이는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서비스 구현까지 기술 개발 전 과정의 혁신을 위해 기존 IT부문과 융합기술원을 합했다. 이와 함께 기술혁신부문에 클라우드, AI, IT 분야의 역량이 뛰어난 고수 집단의 'KT컨설팅그룹'을 신설한다.



주요 보직 외부 전문가로 채워


첫번째 기술혁신부문장(CTO)은 오승필 부사장이 맡는다. 그는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현대카드 커머셜을 거친 IT전문가다. 컨설팅그룹장에는 삼성SDS,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등을 거친 디지털 클라우드 기술 컨설팅 전문가인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다.

③경영지원부문장으로는 신문방송학 교수 출신으로 미디어 분야 전문성을 지닌 임현규 부사장을 영입했다. KT의 경영 지원 고도화 및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전략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 ④법무실장은 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인 이용복 부사장이 담당한다. 이 부사장은 사법연수원 18기로 1992년 3월부터 26년 동안 검사로 일했고 이후 변호사로 다양한 민·형사 사건을 담당했다.

커스터머부문장에는 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네트워크 전문가인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안창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올랐다.

김영섭 대표는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고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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