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28일(현지시간) 세 번째 교전 중단을 위한 합의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나흘'에 불과했던 일시 휴전이 그 두 배인 '8일간'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로선 1차 교전 중지(24일 오전~28일 오전), 2차 교전 중지(28일 오전~30일 오전)에 따라 총 엿새간 가자지구에서 포성이 멈췄는데, 이스라엘이 최장 휴전 기간으로 못 박은 '10일' 내에서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 중이다.
국제사회에선 '이참에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러나 일시 휴전 중에도 양측의 가벼운 교전이 벌어지는 등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위태로운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로선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에서 물러설 명분도 마땅치 않다. 장기 또는 영구 휴전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종료 후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대피해 있는 가자지구 남부에도 대공세를 퍼붓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등을 종합하면 2차 휴전 기간 중인 2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하에 3차 교전 중단 협상을 진행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리는 "(30일 오전 2차 휴전이 끝난 뒤) 2, 3일간의 추가 교전 중지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미국 CNN방송은 '24시간 연장 가능성'을 보도했고, 하마스 소식통은 프랑스 AFP통신에 "나흘 더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당초 합의안대로면 휴전 기간이 하루 늘어날 때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여성·아동 10명씩을 더 석방해야 한다. 변수는 하마스가 인질의 신병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느냐다. 지난달 7일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약 240명 중 일부는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 다른 무장 단체가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PIJ가 28일 "이스라엘인 인질 일부를 석방했다"고 처음으로 밝힌 만큼,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교전 중지 재연장을 지지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인질 전원 석방 및 추가 휴전'을 촉구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일시 휴전을 장기 또는 영구 휴전까지 이어가려 한다. 카타르 외무부는 "지속 가능한 휴전을 희망한다"고 28일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동의 가능성이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쟁을 멈추면 하마스가 병력을 정비하고 가자지구 통제권 회복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 섬멸 때까지 싸움을 지속해야 한다는 국내 정치권 및 여론의 압박도 상당하다. 미국 역시 '긴 휴전은 어렵다'는 쪽에 가깝다. 미국은 다만, 가자지구 남부에서 군사 작전을 펴겠다는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강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시설 인근 등에 민간인 피란처를 둘 것' '가자지구 내 병원 등 기반 시설을 표적으로 삼지 말 것' 등이 구체적 조건으로 거론된다.
일시 휴전 기간 중 양측의 다툼이 여러 번 발생한 사실도 장기 휴전 협상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28일 가자지구 북부에선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대원이 충돌했다. 다행히 인질 석방엔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휴전 5일 차인 28일 하마스에 붙잡혀 있던 인질 12명이 풀려났다. 24~28일 풀려난 인질은 총 81명(이스라엘인 60명, 외국인 2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