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추형'으로 유명한 홍성우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등에 휘말린 가운데 그와 오랜 시간 함께 일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입을 열었다. 이들은 과거 홍성우씨가 근무했던 병원에서도 일했고, 현재는 홍성우씨가 개원한 병원에 재직 중이다.
지난 2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홍씨 측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병원 관계자 A씨에 대한 고소장을 24일 접수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22일 홍성우씨로부터 폭언과 폭행 등을 당했다는 과거 병원 직원들의 인터뷰를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7일 "2021년 10월 홍성우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등 신고가 다수의 직원으로부터 있었고, 당시 홍씨는 갑질만 인정하고 강제추행 등은 부인 후 권고사직서에 서명하고 퇴사했다"는 이 병원 관계자의 인터뷰를 추가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홍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직원들의 진술서도 있으며, 진술서에는 홍씨가 간호사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고 수술실에서 수술 도구를 던지는 행위를 지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본지는 2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홍성우씨의 병원을 취재했다. 이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원장 두 명을 포함해 총 26명이다. 이 중 문제가 된 B병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총 직원의 수는 16명이며, 해당 병원을 퇴사해 다른 곳에서 일하다가 홍씨의 병원으로 입사한 직원은 6명이다. 이들 중 3명의 직원이 인터뷰를 자청했으며 다른 직원들도 인터뷰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1990년생인 김모씨는 간호사로 2011년 7월부터 2013년 5월까지 B병원에서 근무한 뒤 타 병원에서 3개월간 일했고, 다시 9월에 B병원으로 가 2022년 2월까지 일했다. 홍씨가 개원한 2022년 3월부터 홍씨의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그 전 병원부터 10년 가까이 홍 원장님과 일을 했다. 원장님이 개원할 때 같이 왔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자세히 아는 게 없다. 원장님과 같이 일하면서 엄청 심한 욕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직원이 수술방에 들어가는 경우는 없고 남성 수술이니까 수술실에는 남자 직원들만 있다"며 "중요한 부위 수술이고 집중해야 하니까 원장님이 수술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는 할 수 있다. 어시스트가 실수를 하면 뭐라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만 기구를 던지고 그러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원장님 말투가 세긴 한데 평소에 직원들도 잘 챙겨주고, 같이 일 끝나고 한잔하면서 수술에 대한 피드백도 주시고 많은 걸 배웠다. 그렇게 오래 같은 병원을 다녔는데 원장님이 나쁜 사람이라면 나 역시 여기에 올 이유가 없다. 좋은 부분이 많아서 원장님이 개원할 때 따라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수술은 간호사당 많게는 하루 서너 건 정도에 참여한다. 치료 파트와 수술 파트가 나뉘며 수술실에는 일반적으로 네 명 정도가 들어간다. 김씨는 "예전 병원은 간호사들이 좀 더 많았다. 원장님이 여러 명 있었기 때문에 인원이 더 많았다"며 "내가 일할 때는 (홍씨 관련) 기사에 나온 것 같은 그런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간호사인 95년생인 김모씨는 B병원에서 2017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근무했다. 이후 다른 업종으로 전직했다가 홍씨의 개원 소식을 듣고 직접 연락해 지난해 6월 입사했다.
그는 "수술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몸을 다루는 직종이라 엄격하실 수밖에 없다. '잘 잡아라' '똑바로 잡아라'라고 날카롭게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 문제가 될만한 일은 없었다. 그렇게 느끼질 않으니까 이 병원에 오기로 결심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병원 퇴사하고 병원쪽 일을 아예 안 했다. 3년 정도 다른 일을 하다가 원장님이 개원했단 소식을 듣고 연락해서 인사를 드렸다. '다시 올 생각 없냐' 물으셔서 홍 원장님 병원으로 와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이전 동료들도 여기에 많이 있고 배울 점도 많은 분이라고 생각해 오고 싶었다"며 "예전 병원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이 나를 제외하고 15명이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일 끝나면 대표님과 같이 술도 마시고 놀고 그랬다. 개인적으로 주말에 만나서 밥도 먹었다. 그만큼 직원들을 편하게 대해줬다"며 "사람에 대한 편견이 없는 분이다. 실수를 하더라도 그 자리에선 혼내지만 따로 뒤에서 불러서 '이런 점을 고치면 좋겠다' 알려주시고 가르침을 주신다. 직원들을 너무 잘 챙겨주신다는 것도 솔직히 좋았다"고 털어놨다.
현재 홍씨의 병원 일을 총괄하고 있는 77년생 유모씨는 2017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B병원에서 근무했다. 그는 "예전 병원에서는 상담 업무를 했다. 환자들을 직접 만나고 병원 상품을 이야기하는 업무였다. 나는 상담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 정확한 정보나 결과를 예측하고 환자에게 말해준다. 결과가 잘 안 나오면 컴플레인을 받기 마련이다. (홍성우씨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장이다. 실력을 믿고 원장님이 개원할 때 이 병원으로 온 거다. 또한 예전에 근무할 때부터 직원들을 잘 챙겨주셨고, 점심식사를 하다 직원들을 만나면 계산도 해주시고 가곤 했다. 원장님들이 그렇게 해주는 경우가 (내 경험으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씨의 권고사직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몰랐다면서 "그만두신다는 얘기를 들었고 얼마 후에 병원을 오픈한다고 하시더라. '같이 할 생각 있냐' 물어서 나랑 직원 몇 명이 같이 나왔다. 그때 홍 원장님과 함께하기로 뜻을 모은 직원이 열 명이다. 나머지 여섯 명은 오픈해서 연락을 준 직원과 원장님이 친해서 오게 된 직원이다. 그렇게 모인 게 16명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씨는 "원장님 특유의 강한 목소리나 말투가 있으니까 혼날 땐 움찔하지만 끝에 가서 좋게 얘기를 나눈다. 제일 중요한 게 공과 사다. 원장님이 일에 대해선 프로페셔널하게 뭐라고 하는데 나가면 일 얘기를 안 한다. 장난도 치고 편하게 지낸다"며 "우리는 95% 이상 수면 마취가 없다. 보통 부분마취로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실에서는 환자가 듣고 있기 때문에 심한 욕설을 하거나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B병원에서 홍씨와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는 84년생 송모씨, 92년생 조모씨, 91년생 최모씨, 95년생 권모씨 등도 "홍 원장님의 개원 소식을 접했고 같이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전에 함께 근무한 여러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다가와 입사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