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참외에도 수경재배 기술 도입…경북참외 8,000억 시대 연다

입력
2023.11.29 12:13
수경재배 시설·배양액 만들기 등
수경재배 모든 것 수록 매뉴얼 발간
노동력 절감·병충해 감소 효과 기대
단위면적당 생산액 토경 1.7배 추산


농촌 일손부족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경북참외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한 새로운 재배기술 보급이 시작됐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가 참외 수경재배기술을 개발, 농가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재배 매뉴얼을 발간해 농가에 보급한 것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북은 전국 참외의 90% 이상 생산한다. 특히 주산지 성주군은 전국 80% 이상이다. 성주지역 올해 참외 생산액은 6,014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800여 참외농가 중 절반(48%)인 1,862농가가 억대 수익(조수익)을 기록했다.

1970년대까지 ‘성주수박’으로 유명하던 성주군은 1980년대 참외 접목재배, 대형비닐하우스 등을 가장 먼저 도입한 참외재배 선진지다. 참외 명장, 마이스터, 명인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농업인이 10명이나 될 정도로 재배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고령화와 일손부족 등으로 재배농가가 점차 줄고 있어 지속가능한 재배 기술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참외는 땅을 비닐로 덮고 심어 재배하는 토경재배로 일손이 많이 들고 허리를 숙여야 하기 때문에 수많은 농민들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담배가루이, 흰가루병 등 병해충 발생도 늘어 새로운 농사 방법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경북농업기술원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1.7배 높고, 노동력을 절감하고 병해충 발생도 줄여줄 수 있는 수경재배기술을 개발, 농가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수경재배는 줄기가 길지 않은 딸기의 경우 절반 이상이 수경이지만, 참외는 아직까지 대부분 토경재배를 하고 있다.

기술원에 따르면 수경재배기술을 전면 도입할 경우 같은 면적이라도 연간 생산액을 1,9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에 발간한 매뉴얼에는 △수경재배 개념과 효과 △수경재배 시설 설치 방법 △참외 전용 배양액 정보 △양분과 수분 공급 △양액기 관리 등 참외 수경재배를 위한 핵심기술을 수록했다. 또, 농민들이 매뉴얼만 보고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사진자료를 대서 수록했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에서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기술원은 일손부족 심화, 재배면적 감소, 생산량 감소, 농가소득 감소 등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로봇을 이용하는 기술과 공중에 설치한 헹잉베드를 이용한 참외 수직재배 기술도 본격 개발할 방침이다.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은 “참외 수경재배 기술은 재배환경을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첫 번째 변화”라며 “경북 대표 특화작물인 참외가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기술 등을 활용해 농가소득을 2배로 늘리고 농업도 첨단산업으로 대전환하는 기폭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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