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관한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29일 "상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경찰은 학부모 갑질이 교사 사망 원인이라고 볼 직접적 증거가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조 교육감은 숨진 교사의 순직이 인정되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올해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4개월간 교사의 일기장, 업무용 컴퓨터, 통화 내역과 학부모 등 68명을 조사한 후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인이 사망한 배경에 업무 스트레스가 있는 건 맞지만, 학부모의 폭언·폭행·협박 등 범죄 정황은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협동 조사를 해서 내놨던 보고서를 (수사기관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8월 시교육청과 교육부 합동조사에 따르면 고인은 학급 내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학부모와 소통하는 데에도 고충을 느꼈다. 수업 중 한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피해 학생 학부모가 고인이 번호를 공개한 적이 없는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화를 냈고, 고인은 주변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다만 합동조사단은 고인 휴대폰까지는 조사하지 못해 당시 학부모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고인의 순직 여부는 인사혁신처가 결정한다. 조 교육감은 "(시교육청에) 노무사, 변호사, 인사팀으로 범부서 협력팀을 만들어서 순직 인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