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근대문화유산 환구단(원구단)이 정문 앞 철제 울타리를 걷어내고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10년간 철제 울타리로 막혀 있던 환구단 정문을 다음 달부터 전면 개방한다고 28일 밝혔다. 환구단은 1897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성립을 대내외에 알리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조성한 건축물로, 국가지정문화재이자 사적157호로 지정돼 있다. 환구단 정문은 1969년 강북구 우이동 옛 그린파크호텔로 옮겨져 호텔 정문으로 쓰이다가, 2009년 현재 위치로 이전ㆍ복원됐다.
그동안 환구단은 주변 높은 빌딩들에 둘러싸여 있는 데다 진출입부에 시야를 방해하는 물리적 경계까지 있어 시민들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웠다. 바로 옆 조선호텔에서 바라다보이는 경관이 특히 빼어나 속칭 ‘환구단 뷰’라 불리지만, 환구단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시는 환구단 정문 개방을 위해 철제 울타리 제거 방안과 화재ㆍ안전 관리 계획안을 마련해 지난달 31일 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철제 울타리 철거 공사는 다음 달 안에 마칠 예정이다. 시는 환구단이 개방되면 바로 옆 서울광장과 덕수궁까지 연결되는 ‘역사 보행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관계기관 및 문화재 전문가와 협의해 환구단 일대를 ‘열린 정원’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