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을 향해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크고 작은 횡령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인데, 내년에는 보험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모범규준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협회에서 41개 보험사 감사와 준법감시인 등 내부통제 책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 및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부통제를 강조한 데 이어 보험업계를 향해서도 같은 주문을 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보험 사고 건수와 사고 금액은 각각 14.2건, 97억 원이다. 은행이나 증권사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보험설계사나 직원이 보험료와 보험계약대출금 등을 횡령·유용하는 소액 금융사고가 매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 금융사고는 4건(사고금액 2억3,000만 원)으로 지난해(9건, 13억4,000만 원)와 비교하면 줄었다.
문제는 보험업계에 구체적이고 합의된 금융사고 예방제도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금융사고 예방조치로 순환근무나 명령휴가, 내부고발제도 등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회사마다 규정이 미비하거나 제도 운영의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금감원은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해 즉시 실행 가능한 사안은 당장 내년도 업무계획에 반영하도록 했다. 각 보험사는 순환근무 대상과 예외 기준을 내규에 명확히 정하고 명령휴가 등에 대해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내부고발이 건설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 문화를 조성하고, 직급별·업무별 역할과 책임을 체계화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지침 마련을 의무화해야 한다.
금감원은 생·손보협회, 보험업계와 함께 내부통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업권 특성에 맞는 금융사고 예방 모범규준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소액 사고라는 이유로 안이하게 대처하면 내부통제를 경시하는 문화가 만연해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