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대규모 사무실 공간을 찾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마이애미는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로 부상했는데, 아마존까지 뛰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아마존이 마이애미에서 약 4,650㎡ 크기의 사무실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애미에는 아마존 직원 400여 명이 근무 중인데, 아마존은 지금껏 이들을 전부 수용하는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았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이달 초 시애틀에서 마이애미로 이주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조스가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을 떠나는 건 29년 만이다.
마이애미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수년 새 부쩍 커졌다.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은 지난해 시카고에서 마이애미로 본사를 옮겼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켄 그리핀도 마이애미로 이주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모펀드 토마브라보, 소프트웨어 기업 레버X 등도 마이애미로 터를 옮기거나 사무 공간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마이애미는 2020년 대비 벤처투자액 증가율이 미국 내 최고인 278%를 기록했다.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현재 마이애미의 공실률은 팬데믹 전인 2019년보다도 낮다"며 "전례 없는 수요"라고 했다. 팬데믹 전엔 10% 미만이었던 대표적 기업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공실률이 올해 내내 3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기업들에 마이애미가 각광받는 이유는 △사시사철 온화한 날씨 △뉴욕, 실리콘밸리 등에 비해 낮은 인구밀도와 범죄율 △적은 세금 부담 등이 꼽힌다. 마이애미가 속한 플로리다주는 상속세, 자본이득세 등이 없고 소득세도 징수하지 않는다. 법인세율(5.5%)도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8.84%), 뉴욕(7.25%) 등보다 낮다. 이 때문에 부자들이 몰려들어 '억만장자 벙커'라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