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자유의 상징'인 총에 맞선 사람들

입력
2023.11.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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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브래디권총폭력예방법-1

전미총기협회(NRA) 회원들에게 총은 자유의 상징이다. 그래서 총기소유권은 그 자체로 자유권이자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종적인 권리다. 식민지 시절 영국이 미국인들에게서 말썽의 화근인 총기를 몰수하려 했고 그에 반발한 미국인들은 1775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북부에서 ‘렉싱턴 콩코드 전투’를 벌였다. NRA 회원들은 그 전투로 독립전쟁이 시작됐고, 총을 지켜낸 시민들, 즉 민병대(Militia)가 미국 독립의 주역이라 여긴다. 1791년 제정된 수정헌법이 1조 종교 언론 집회의 자유에 이어 2조에서 총기 소유 및 휴대를 시민의 권리로 보장한 까닭도 그래서다. 근년 NRA 회원 수는 약 500만 명이라고 한다.

미국 시민이 지닌 총기 숫자는 합법적인 것만 총인구보다 많은 4억 정가량이다. 더 위험한 불법 총기도 상당수일 것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 2022년 총기 관련 사망자는 하루 평균 133.8명에 이르고 끔찍한 집단 총기 사고도 빈번하지만, 실질적 총기 규제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가 그러하다.

1993년 11월 30일,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서명한 ‘브래디권총폭력예방법(Brady Handgun Violence Prevention Act)'은 저 막강한 총의 법-문화적 위상에 균열을 가한 최초이자 현재로선 최강의 조치였다. 권총을 사려면 원칙적으로 연방경찰(FBI) 범죄경력조회시스템(NICS)을 통한 신원조회로 1년 이상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정신병력이 있거나 가정폭력 등으로 기소된 사실이 없다는 걸 인정받아야 한다. 지금은 법이 개정됐지만, 당시엔 신원조회를 통과해도 권총을 수령하려면 5일을 더 기다려야 했다.

‘브래디’는 1981년 3월 존 힝클리 주니어의 레이건 암살 미수사건 당시 머리에 총을 맞고 중증 장애를 입은 당시 백악관 공보비서관 제임스 브래디(James Brady, 1940~2014)와 그의 아내 사라 브래디를 가리킨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