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이들의 생활'과 맞닿은 책들이 찬사를 받았다. 유튜브 등 디지털 세계 안의 삶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너를 위한 B컷',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삶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획일적인 미의 기준이 아닌 바람직한 신체상을 갖도록 돕는 에세이 '친애하는 나의 몸에게'에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난처한 상황 속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세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갈림길'과 어디든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들풀처럼 나로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는 그림책 '틈만 나면'은 어른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수작이다. '느티나무 수호대'는 이주민 가족을 환대하며 돌봄과 연대,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친구와 헤어짐을 겪는 아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잘 헤어졌어'에는 역작이라는 호평이 따랐다.
국어의 받침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받침구조대', 행글라이더를 타고 나는 법을 담은 '비법:하늘을 나는 법' 등 학습 그림책과 유물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 역사동화 '한성이 서울에게'의 선전도 눈에 띈다.
▦잘 헤어졌어
김양미 글·김효은 그림·문학과지성사 발행
이별을 주제로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다섯 편의 이야기. ‘나’는 1년 전 건강한 할머니와 헤어지고 편찮으신 할머니와 새로 만났다. 날마다 가족과 친구, 소중한 물건과 이별하는 아이들의 시간은 저마다 다르게 흐른다. 이별이 반드시 슬픔을 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만남을 향해 나아간다.
▦받침구조대
곽미영 글·지은 그림·만만한책방 발행
받침구조대는 받침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출동한다. 치읓이 아기를 안고 있는 캥거루 부인에게 의자에 '안ㅊ으라며' 달려간다. 엉덩이가 찔려 아파하는 캥거루를 보며 ‘앉다’는 치읒이 아닌 지읒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받침의 다양한 활용으로 내용이 반전되는 놀라운 받침의 세계가 펼쳐진다.
▦친애하는 나의 몸에게
치도 글·시미씨 그림·주니어RHK 발행
저자는 어린 시절 겪은 다이어트 강박과 낮은 자존감, 섭식 장애를 고백하며 보디 포지티브(자기 몸 긍정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은 마른 몸을 이상적 신체로 왜곡하는 사회와 미디어를 비판하며 청소년들이 긍정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신체를 올바르게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너를 위한 B컷
이금이 지음·문학동네 발행
중학생 유튜버 서빈이의 영상을 편집하던 선우는 뜻밖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영상이 실제의 모습과 차이가 클수록 더 뿌듯해하던 그는 자신이 영상뿐만 아니라 현실까지도 자의대로 편집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책은 A컷을 위해 숨기고 잘라 낸 B컷에 담긴 진실을 직시하게 한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민나리, 김주연, 최훈진 지음·오월의봄 발행
대한민국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인권 실태를 기록한 책.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은 학교와 가정을 떠나고 성별 정정을 위해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뛰어든다. 책은 트랜스젠더들의 삶을 사회적으로 조명하며 혐오와 차별이 깊게 뿌리 박힌 현실을 고발한다. 전문가와의 인터뷰와 해외사례를 통해 의료적 대안 및 제도적 대책을 탐구했다.
▦ 갈림길
윤슬 글·양양 그림·웅진주니어 발행
무언가를 숨기는 유나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아연, 알코올 중독 요양병원에 있는 솔이 아빠 병문안에 따라나선 미래, 새 아빠의 딸 소라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은하. 세 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괴로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 갈림길 위에 선 아이들은 각자 걸어가는 길을 응원하고 그 곁을 함께하기도 한다.
▦한성이 서울에게
이현지 글·김규택 그림·비룡소 발행
과거 백제 한성이 위치해 현재까지도 많은 유물이 발견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서 영감을 얻은 역사 동화. 울이는 오빠의 제삿날 백제 귀신 성이를 만난다. 울이는 오빠가 쓰던 물건을 모아 둔 엄마의 마음을 떠올리며 유물들이 단순한 흙덩이나 돈이 아닌 한성이 서울에 전하는 사랑임을 깨닫는다.
▦비법-하늘을 나는 법
전민걸 지음·한림 발행
바람과 중력만을 이용해 새와 가장 비슷한 형태로 하늘을 날 수 있는 행글라이더. 행글라이더 선수인 저자는 자기 경험과 함께 비행에 대한 고찰을 전한다. 행구리들(행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이 서로를 부르는 이름)은 바람에 순응하고 교감한다. 행글라이더의 구조와 조종법, 바람과 양력의 발생 원리도 담겼다.
▦느티나무 수호대
김중미 지음·돌베개 발행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인간의 모습을 한 '느티샘(선생님)'은 이주민들이 어울려 사는 대포읍의 아이들을 보살핀다. 느티샘의 따듯한 환대에 살아갈 용기를 얻은 레인보우 크루는 숲을 지키기 위해 연대한다. 다양한 뿌리를 가진 청소년들이 자기자신을 긍정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는 모습을 그렸다.
▦틈만 나면
이순옥 지음·길벗어린이 발행
깨진 콘크리트와 담벼락, 맨홀 뚜껑에서 들풀들이 자라고 있다. 여린 들풀들은 멋진 곳이 아니더라도 태어난 자리에서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책은 언제든, 어디서든 틈만 나면 나고 자라는 생명의 힘을 표현했다. 거친 환경에서도 활짝 피어나는 초록 생명은 우리의 삶과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