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 연령대 여성의 62%가 향후 출산 계획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연령대 남성까지 더해도 절반가량이 자녀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9~79세 국민 1,200명을 상대로 저출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17~24일 무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다.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률은 95.5%에 달했다. 저출산 원인으로는 '경제적 부담 및 소득 양극화'(40.0%), '자녀 양육·교육에 대한 부담감'(26.9%), '만혼과 비혼 증가'(13.2%) 등이 주로 꼽혔다.
가임기로 분류되는 49세 이하 여성 가운데 61.6%는 자녀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남성까지 통틀어 이 연령대의 49.0%가 이같이 답했다. 나이대를 구분하면 20대의 32.4%, 30대의 34.2%, 40대의 76.2%가 더는 출산할 뜻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계획이 없는 이유는 '아이 양육 및 교육 부담'(24.4%), '경제적 불안정'(22.3%), '출산할 나이가 지나서'(18.4%) 순이었다.
사실혼처럼 결혼 제도의 다양한 형태를 인정해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 81.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프랑스의 팍스제도를 도입하면 저출산 문제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매우 도움이 될 것'이 31.5%, '대체로 도움이 될 것'이 45.3%였다. 팍스제도는 가족 형태와 무관하게 함께 거주하고 아이를 기르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로, 프랑스의 출산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출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대상으로는 '결혼하지 않은 청년세대'가 35.9%로 가장 많이 꼽혔고, '결혼은 했지만 자녀는 없는 부부'가 19.5%,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가 16.0%였다. 모든 세대를 고르게 지원해야 한다(27.0%)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가장 효과가 높은 저출산 정책으로는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 일·육아 병행제도 확대'(25.3%)가 첫손에 꼽혔고, 이어 '돌봄 의료서비스 등 사회 인프라 구축'(18.2%), '청년 고용 등 일자리 소득 확대'(16.1%)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