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부처 장관들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빠지면서 연말 예정된 개각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중반을 향해 가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적 국정운영을 바란다면, 이번 개각은 내년 총선 이상으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내 편에서만 인재를 고를 게 아니라, 능력 위주의 탕평인사로 국민들에게 국정 쇄신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총선 출마와 기존 교체 대상을 비롯해 5개 내지 10개 부처 장관 교체가 예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출마 예상 지역과 후임자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연일 총선 출마설로 떠들썩하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교체가 유력시된다. 대통령실에서도 정무와 홍보ㆍ경제ㆍ사회 수석 등이 바뀔 예정이다. 예상대로 인사가 단행되면 윤 정부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 상당 부분이 새 얼굴로 교체되는 셈이다.
그간 윤 정부는 인재풀이 협소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통령과 친분 있는 서울대 법대 중심의 법조인과 MB정부, 국민의힘 출신의 50대 이상 남성에 편중된 인사로 비판받았다. 이번 중폭 이상의 개각 요인이 발생한 것도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을 대거 등용한 윤 대통령 인사가 초래한 결과다. 임기 2년도 안 돼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이 강행된 장관급 인사가 20명에 이르는 것을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석열 정부 시즌2의 시작을 알릴 이번 개각이 국정운영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 위해선 인재 등용 폭부터 넓혀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해 핵심 실세들과 친분 있는 인사로 다시 채워진다면 국회에서부터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소한 인재풀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인재를 구하고 철저한 검증도 이어져야 한다. 야당의 정략적 반대도 뚫어낼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참신한 인사를 대거 기용하는 것이 윤 정부가 국면을 전환해 성공한 정부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