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지현이 욕망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중이다.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올바른 길을 걸으면서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남지현은 본지와 만나 유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쿠키'는 한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쿠키가 만든 늪 안에서 각자의 욕망에 휩싸여 발버둥치는 인간 군상을 그려낸다. '오월의 청춘'으로 저력을 보여준 송민엽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남지현이 늪에 빠진 동생을 구하려 뛰어드는 소녀 가장 최수영 역으로 분했다. 특히 최수영은 소녀 가장에서 하이쿠키의 영업을 위해 위장한 고등학생 이은서가 돼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남지현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 '하이쿠키'에 집중했다. 이를 돌아본 남지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주변에서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드디어 다 나왔구나. OTT는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다. 끝나도 안 끝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열린 결말로 끝난 소감을 묻자 "저는 수영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스태프들에게 물어보니까 의견이 갈렸다. 받아들이는 분들에 따라 다르구나"라고 말했다.
남지현이 작품에 임하기 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점은 '결말'이었다. 인물이 죄를 짓고 이를 책임지는 엔딩을 원했기 때문이란다. 이유에 대해선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감독님이 그리는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니길 바랐다. 그리고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감독님이 정확하게 이야기해줄 순 없지만 쿠키를 판매한 것이 잘못된 일이기에 죄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잘못하고 있다고 느껴졌다"라고 소신을 피력했다.
그의 가치관은 곧고 바른 길을 바라보고 있다. "잘못된 일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하는 남지현의 모습에서 데뷔 이래 걸어온 길을 느낄 수 있었다. 남지현은 '하이쿠키'의 작품 속 모든 캐릭터가 빌런이라고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표현하면서 "각자의 사정이 있지만 어쨌든 책임을 져야 한다. 시작하기 전에 책임을 지냐는 질문을 한 것이다. 감독님, 작가님도 모두 같은 생각이셨다"라고 임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극중 은밀한 비밀이 담긴 하이쿠키는 웃고 있는 이모티콘을 연상하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이 쿠키는 유혹에 취약한 이들에게 달콤한 '독'이 되는 소재다. 눈 앞에서 하이쿠키가 있다면 먹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얻는다. 마약 쿠키는 한 입도 먹어선 안 된다. 극중 같은 상황이더라도 배우 남지현은 먹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소한 것을 좋아하고 평범한 일상을 좋아한다. 그렇게 안정감을 느끼는 편이다. 욕망이 크게 없으니 쿠키를 먹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하이쿠키'가 마약 사건을 염두에 둔 작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남지현은 "'하이쿠키'가 공개된 시기와 연예계 마약 사건의 시기가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다. 마약에 관련된 이야기라기보단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며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로서의 욕망도 인간 남지현의 욕망과 닮았다. "길고 천천히, 차근차근, 하나씩 하고픈 배우의 욕망이 있습니다. 소소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직업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어요. 한 순간 한 순간 스텝을 밟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칸 영화제, 큰 무대로 가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일 수 있겠지만 적당한 시기였으면 좋겠어요.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요. 운에 맡겨 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