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혼합형 금리 다시 3%대... 금리 계속 내릴까

입력
2023.11.24 16:30
한 달간 0.5%포인트가량 하락
지표금리인 시장금리 내림세
혼합형은 하락세 지속될 전망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변동) 금리가 연 3%대로 하향 조정됐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내림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3.860~6.228%로 집계됐다. 전월 말(연 4.390~6.705%) 대비 상·하단 모두 0.5%포인트가량 내렸다. 혼합형 금리 하단이 3%대를 기록한 것은 8월 말(연 3.830~6.297%)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 하락이 원인이다. 금융채 5년물 수익률은 전월 말 연 4.770%에서 전날 4.230%로 주담대 금리 하향폭만큼 조정됐다. 이달 초 미국 기준금리 동결 이후 '내년 인하' 기대가 부상하면서 시장금리 전반이 내림세를 보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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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졌다'는 일부 해석에 은행들은 선을 그었다. 가계부채가 국가 경제적 문제로 대두된 마당에 섣불리 인위적인 조정에 나서기 어렵다고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내린 것은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혼합형 금리로,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내렸다면 가계대출 전반을 다 내리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10월 말 연 4.580~7.173%에서 이날 4.63~7.143%로 하단이 소폭 상승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가계부채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압박이 있었다면 오히려 금리 상승을 유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선물시장 참가자들이 '내년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를 점치는 만큼 주담대 혼합형 금리 하향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들의 금융채 공급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5%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는 금리 상승 압력도 혼재돼 있다. 채권은 만기 때 받을 수 있는 원리금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발행량이 많아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률은 상승한다. 또 물가 상승을 예측하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실제 물가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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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