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마스 인질 20명 추가 석방' 메시지 전하며 네타냐후 설득"

입력
2023.11.24 07:49
미국 악시오스, '인질 협상' 막후 논의 보도
'전후 가자 통치' 미·이스라엘 간 이견 지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예정된 50명 외에) 인질 20명 정도를 추가 석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하마스가 1차로 인질 50명을 석방하고 나서, 향후 20여 명을 추가로 풀어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익명의 미국·이스라엘·카타르 관리를 인용해 전날 최종 타결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 합의의 막후 논의 과정을 보도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50명을 석방하면, 나흘간 교전을 일시 중지하는 합의안을 22일 새벽 승인했다. 또 하마스가 인질 10명을 더 석방할 때마다 교전 중지 기간을 하루씩 늘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추가 석방 여부에 대한 예측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미 하마스가 구체적 규모를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셈이다.

하마스는 당시 미국 측에 1차 석방 대상으로 꼽힌 인질 50명의 신원 정보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관리는 악시오스에 “바이든 대통령이 50명의 신원 정보, 20명 추가 석방 신호를 토대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거래를 받아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매체는 또, 지난 1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만난 네타냐후 총리와 브렛 맥커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이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향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맥커크 조정관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전후 가자에서 역할을 하길 원한다'는 미국 입장을 밝히자, 네타냐후 총리가 강하게 반발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우리 군인들은 나중에 ‘하마스탄’(하마스가 통치하는 독립국)으로 바뀔 ‘파타흐스탄’(PA를 이끄는 정당 ‘파타’가 통치하는 독립국)을 수립하기 위해 가자에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네타냐후 총리는 맥커크 조정관의 팔을 붙들며 “우리는 이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