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지난 21일 밤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두 차례 실패 끝에 성공한 배경에는 러시아로부터 발사체 관련 데이터 지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은 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이었고,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궤도 진입 성공을 거둔 경위에 대해 (국정원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설계도 및 1·2차 발사체 관련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분석결과를 (북한에) 제공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북한이 당초 예고한 시간보다 1시간여 앞서 발사한 이유로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위성 발사의 최적 기상조건을 맞추려고 조기 발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정찰위성의 성능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의원은 "북한이 괌 기지 사진까지 확인했다고 주장하지만 (국정원은) 지난 1차 발사 실패 시 수거한 잔해물 분석 결과, 탑재된 위성은 소위 정찰위성으로 가치 있는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보다 작은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성능)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괌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인공위성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은 되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군의 주요 군사기지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사진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올해 안에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거나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찰위성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해 국정원은 올해 안에 추가 발사는 어렵지만 내년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현재 풍계리 갱도는 핵실험 준비를 마쳤지만 핵실험을 위한 준비단계 활동은 전혀 포착이 안 됐기 때문에 올해 핵실험할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다"면서도 "내년이 되면 김정은(국무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