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궤도 진입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궤도 진입 성공을 주장하고, 한국 국가정보원 역시 성공했다고 보는 것과 차이가 있다.
23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지난 21일 북한이 발사한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위성 같은 것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확증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자위대의 레이더 자료, 미군으로부터 받은 자료 등을 바탕으로 우주 물체의 위치와 궤도를 상시 감시한다.
일본 정부는 특히 발사체의 비행 속도가 궤도에 진입하는 데 충분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지구 주위를 도는 궤도에 올리려면 지구 중력을 이길 수 있도록 '제1우주속도'(초속 7.9㎞)를 내야 하는데, 이 정도 속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측근도 "(북한이 위성 발사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2일 "방위성에서 상세히 분석 중이며 (성공인지 실패인지 결론 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추가 자료 분석을 통해 위성의 궤도 진입이 확인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신중한 표현을 쓴 것이다. 일본 정부는 22일 한국군이 북한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다고 본다고 밝힌 다음에도 입장을 수정하지 않았다. 공휴일인 23일에는 북한 위성과 관련해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았다.
한편 후지TV 계열의 뉴스네트워크인 FNN은 21일 밤 한국, 미국, 일본이 북한 미사일 관련 레이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새 시스템을 시험 운용하려 했지만 결함 때문에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한미일 3국은 미사일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올해 안에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