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의 피자가게'를 완벽한 영화라고 부르긴 어렵다.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이 게임을 낯설게 느끼는 이들 사이에서도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는 중이다. 그러나 1만 관객을 간신히 돌파한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의 악몽을 지웠다는 점은 분명하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아이들이 실종되고 폐업한지 오래된 프레디의 피자가게에서 야간 경비를 서게 된 마이크가 피자가게 마스코트들의 기괴한 실체를 목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동명의 게임이 큰 인기를 누려온 탓에 베일을 벗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영화는 개봉 첫 주 34만 관객을 돌파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제법 순조롭게 영화 마니아들의 시선을 모으는 중이지만 영화를 향해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일부 관객들은 '원작 팬들을 위한 영화'처럼 보인다면서 불만을 내비쳐왔다. 동명의 게임을 즐겨했던 이라면 피자가게 마스코트들을 보고 반가움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까지 쏠쏠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이 재미를 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임을 모른다면 마스코트들은 그저 서사를 가진 기괴한 로봇처럼 보일 뿐이다.
'프레디의 피자가게' 원작 팬들조차 게임 속 마스코트들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을 드러냈다. 캐릭터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긴장감을 안긴다는 점이 게임의 큰 매력 중 하나였는데 영화에서는 이러한 매력이 크게 부각되진 않는다.
제이슨 블룸이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했던 말에 비하면 아쉬운 평가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게임이나 책을 영화화할 때 많은 경우 기존의 팬층을 기반으로 넓은 관객에게 확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례적으로 원작자 스콧 코슨과 많은 논의를 거쳐 게임을 잘 알지 못해도 영화를 잘 즐길 수 있게 원작을 희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을 했다"고 밝혀 원작 팬과 팬이 아닌 자 모두를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로봇들의 생김새와 움직임이 섬세하게 구현됐다는 점에서는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영화 안에 녹아 있는 성장, 우정, 가족애 등이 전하는 감동은 팬과 팬이 아닌 이들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영화가 단순한 스토리와 설정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게임을 해본 경험이 없어도 충분히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프레디의 피자가게' 이전에는 2021년 개봉작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가 관객들을 만났다. 두 작품은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공포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늦은 밤 학교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악령으로부터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그렸다. 찬희 박유나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공포 게임 마니아들의 시선을 모았으나 1만 관객을 힘겹게 돌파하며 흥행에는 실패했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앞에는 코로나19의 유행이라는 높은 벽이 있었다. 그러나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장애물이 존재했다. 관객들은 산만한 전개, 주인공의 미약한 존재감 등을 비판했다. 포털 사이트의 평점 페이지에서도 혹평들이 쏟아진 가운데 작품은 입소문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탄탄한 팬층이 영화의 흥행을 보장해 주진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도 완성도가 부족하다면 사랑받기 어렵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팬들에게 완벽하다는 평을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매력적인 스토리와 캐릭터의 섬세한 구현으로 제법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여러 장점들로 관객들의 시선을 모으면서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의 악몽을 지워냈다. 다만 많은 이들이 기대작으로 꼽았던 '서울의 봄'이 개봉한 만큼 앞으로도 극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