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성장비 옮겨 하역"... 3차 발사 임박 징후 포착

입력
2023.11.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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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北, 준비 착착 진행" 발언 근거인 듯
발사대 조립·로켓 이동·연료 주입 등 과정 거쳐
IMO 통보는 아직… 1·2차 때는 이틀 전 알려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임박한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20일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의 최근 동향을 전하며 "지금까지는 엔진 시험 등에 초점을 맞춘 발사 준비 동향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위성 발사에 필요한 장비들을 이동하거나 발사장 인근에서 하역하는 등 발사대 설치 전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발사대를 설치하고 나면 하루 이틀 안에 발사가 진행된다. 북한이 이미 발사대 설치작업을 시작했을 경우 수일 내에 위성을 쏠 준비가 끝난다는 의미다. 합참이 이날 이례적으로 사전 경고 메시지를 발표하며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전날 KBS 일요진단에 나와 "일주일 전후로 쏠 수 있는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근거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성 발사는 크게 ①엔진 시험 ②엔진 이동 및 발사대 조립 ③액체연료 주입의 순으로 이뤄진다. 이 중 시험 단계는 이미 마쳤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신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엔진의 문제점은 거의 다 해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엔진을 확보했다면 이제 ②~③의 과정을 거쳐 발사에 나서게 된다. 여기에 걸리는 기간이 약 일주일 정도라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북한이 엔진을 어디서부터 옮기기 시작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리가 나로호를 발사했을 때 인근에서 엔진 시험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동창리 발사장에서 멀지 않은 곳을 발사 준비의 출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격과 날씨에 민감한 로켓 엔진과 위성을 멀리서부터 옮기면서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액체연료 주입에는 용량에 따라 1~3일이 걸릴 전망이다. 연료시스템 부식 문제로 미리 주입해 놓을 수 없기 때문에 통상 발사 직전 채워 넣는다.

북한은 아직 국제해사기구(IMO)에 위성 발사 관련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 통상 위성이나 미사일 등의 발사에 앞서 IMO에 낙하 지점 등 위험수역을 알리도록 돼 있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1·2차 발사 당시에는 발사 이틀 전 IMO와 일본 해상보안청에 사전 통보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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