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한 후 인생 무너졌다" 로버트 할리의 고백

입력
2023.11.19 12:36
사유리 만나 근황 전한 로버트 할리
매주 단약자 모임 참석하며 건강 회복 중
"학생들에게 마약 금지 강의하고파"

마약 투약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사유리TV에는 '뭔가 수상한 외국인 로버트할리를 잡으러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로버트 할리는 1988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 후 한국에 정착해 슬하에 세 아들을 뒀다. 1997년 귀화해 방송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19년 4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날 영상에서 사유리는 할리의 집에 방문했다. 할리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아내는 광주에 있다. 광주에도 집이 따로 있다. 아들이 함께 살고 경찰처럼 저를 지켜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리 한쪽에 신경암이 있어서 지금은 제거했다. 다른 한 쪽에는 신경염도 있었다. 예전에 다이어트할 때 2시간30분 동안 산책했는데 너무 많이 산책하고 잘못 되어서 신경염이 생겼다. 앉을 때 통증이 있고, 감각이 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유리는 "마약 때문 아니냐"고 물었고, 할리는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사유리는 "마약하고 나서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할리는 "당연히 마약한 거 후회한다. 아버지 이미지가 애들 앞에서 떨어졌고, 인생이 무너졌기 때문에 매일 울었다. 내 방에서 24시간 안 나왔다. 방 안에서 그냥 울었고 힘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마약 중독자를 위한 병원이 있다. 정신병원이다. 치료할 수 있는 구치소 같은 곳이다. 원장님이 저를 도와줬다"고 밝혔다.

사유리는 "마약하고 나서 가족이 사라지고 외로워지고 또 마약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나"라고 짚었다. 그러자 할리는 "그전에는 친구들을 매주 2~3번씩 만나느라 바빴는데, 나중에는 못 만났다. 전화 연락은 했다. 걱정하는 친구도 있고, 완전히 헤어진 친구도 있다. 전화를 아주 안 받는 친구들이 많다. 연예인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할리는 "그런데 특이한 게 나이 많은 연예인들이 걱정을 해주셨다. 선우용여 누님이 어떻게 지내냐고 전화 주시고 김흥국, 사유리 등이 걱정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사유리는 "저는 마약을 한 번 하면 중독된다는 생각이 있다. 자기 의지로는 극복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주변 사람들의 서포트가 필요하다"면서 "마약 하기 전날로 돌아간다면 자신에게 뭐라고 해주고 싶나"라고 물었다.

할리는 "당연히 정신 차리라고 하지 말라고 할 거다. 그 결과를 미리 보면 아무도 안 한다. 그 뒤에 아주 많이 힘들었다"며 "사유리씨가 와서 햄버거도 만들어 주고 현진영 홍석천도 전화했다. 여러명이 전화했는데 너무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매주 단약자 모임에 간다. 병원 원장이 (마약은) 한번 하면 중독이라고, 그 느낌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100배 좋으니까 또 하고 싶어진다고 하더라. 특히 우울증 생기면 하고 싶을 거라고. 도파민을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운동을 3시간 하면 오늘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할리는 "한국에 있는 학교들에 가서 학생들에게 마약에 손대지 말라고 강의를 하고 싶다. 그런데 섭외가 안 들어온다. 진짜 학생들이 들어야 한다. 그런 강의를 많이 하고 싶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강의하고 싶다.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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