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사태’ 속 상장한 에코프로머티, 첫날 58% 뛰었다

입력
2023.11.17 16:30
장 초반 81.77% 고점 찍기도
코스피 85위... 무난한 신고식

이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생산기업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가 상장 첫날 58% 급등 마감했다. ‘파두 사태’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17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는 공모가(3만6,200원) 대비 58.01% 상승한 5만7,2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81.77% 치솟아 6만5,800원을 찍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개인 투자자가 모두 받아낸 결과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9,026억 원으로 코스피 85위에 안착했다.

올해 마지막 IPO 대어인 에코프로머티는 상장 과정에서 악재가 겹치며 우려를 모았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여파로 이차전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17.2대 1의 저조한 경쟁률로 끝난 것. 결국 공모가는 희망범위(3만6,200원~4만4,000원)의 최하단으로 결정됐다.

상장 직전인 14일 3분기 적자 전환 사실을 공시한 점도 투자자 불안감을 키웠다. 3분기 에코프로머티는 3분기 매출 2,400억 원, 영업이익 69억 원 손실을 기록했는데, 곧바로 김병훈 대표 명의 서한을 통해 “광물 가격 하락, 낮은 할인율로 계약한 중간재 재고 부담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일각에선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가 최근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하면서 ‘뻥튀기 상장’ 의혹에 휩싸이자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다만 기술특례 상장인 파두와 일반 상장인 에코프로머티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파두의 몸값은 미래 성장 기대를 기반으로 정해졌지만, 에코프로머티는 그간의 실제 실적을 기반으로 공모가를 정했기 때문이다.

걱정 속 무난한 신고식을 치른 에코프로머티와 달리 에코프로 그룹주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4.5% 하락한 67만9,000원, 에코프로비엠은 1.86% 내린 2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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