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의 남자'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그룹 경영전략실장 꿰찼다

입력
2023.11.17 15:30
9월 정기 임원 인사 후속 조치
16년 동안 전략실 몸담은 임영록, 경영전략실장으로


신세계그룹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강화하고 8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17일 단행했다.

이번 전략실 인사는 9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성과 총력 체제를 구축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기존에 각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이 강했던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개편해 기능을 강화, 그룹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힘을 실었다. 경영지원실로 시작해 경영전략실, 전략실로 이름을 바꿔오다 이번에 다시 경영전략실로 되돌아갔다.

앞으로 경영전략실은 그룹 최고 경영진의 의사 결정을 보좌하며 이마트와 신세계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등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다. 계열사별 사업을 조정하고 통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나가는 데 방점을 두고 홍보 등 일부 기능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추가한다.

신임 경영전략실장에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가 임명됐다. 계열사 대표가 경영전략실장을 함께 맡는 것은 처음이다. 2015년부터 그룹 전략실을 이끈 권혁구 사장은 8년 만에 물러난다. 권 사장은 올 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2026년 3월까지로 임기가 연장됐지만 2년 반가량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임 대표는 1997년 신세계건설로 입사한 뒤 1999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 담당 개발팀으로 자리를 옮기며 전략실과 인연을 시작했다. 2005년에는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개발기획팀 팀장, 2009년 경영지원실 개발담당 상무보를 거쳐 2013년 전략실 개발·신사업PJT 상무를 지내다 2015년 말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보로 발령 나기 전까지 16년을 전략실에 몸담았다. 임 대표는 2016년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임명됐고 9월 인사 이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도 겸임해왔다.

신세계그룹 측은 "임 대표는 7년 동안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지내며 새로운 유통 포맷인 스타필드를 시장에 안착시켰고 이 과정에서 그룹 내 관계사들과도 성공적 협업을 끌어낸 점을 고려해 중책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9월 인사 후속 조치...전략실 출신 전면에


한편 전략실 내 지원본부와 재무 본부는 경영 총괄과 경영 지원 총괄 조직으로 개편해 성과 창출의 임무를 맡는다. 경영총괄 부사장에 허병훈 신세계인터내셔날 지원본부장이,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에 김민규 신세계그룹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임 대표가 겸직해 온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이주희 신세계 건설 레저 부문 대표가 겸임 발령됐다. 기존 전략실 지원본부장 김선호 부사장은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재무본부장 신동우 상무는 SCK COMPANY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는 9월 20일 신세계가 대표이사 40%를 교체하는 정기 임원 인사 후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단행됐다. 당시 이마트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대한 그룹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9월 인사에서 이마트의 대표가 된 한채양 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와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겸직하게 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는 모두 전략실을 거친 인사로 이번 경영전략실 실장으로 임명된 임영록 대표까지 신세계그룹의 '전략통'들이 그룹 전면에 나서게 됐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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