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스마트폰 보며 시진핑 "오, 내 사진이네"...웃음 떠나지 않았다

입력
2023.11.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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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발리 회담보다 친근한 분위기 연출
'펑리위안 생일' 등 소소한 담소 나눠
바이든, 중국산 시진핑 차량에 "캐딜락 같다"

"중국 자동차 멋지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아내 생일을 알려줘서 고맙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살얼음판이지만, 1년 만에 만나 4시간을 넘게 함께 보낸 두 정상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정상회담장 밖에서 언론이 지켜보는 동안 두 정상은 친밀한 모습을 연출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의 목적이 '갈등 관리와 당장의 충돌 방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시진핑, 미국서 존경받는 느낌 연출"

재회의 첫 장면부터 훈훈했다. 시 주석은 회담 장소에 30분 늦게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한 웃음으로 그를 맞았고, 두 정상은 두 손을 포개어 한참 동안 악수를 나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선 한 손으로만 악수했다.

회담 모두발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린 오랜 시간 서로를 알아 왔다. (미중이) 모든 문제에서 의견이 같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미국은 항상 솔직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내가 부주석 시절 우리가 만났던 때를 기억한다. 12년이 흘렀지만 당시의 대화를 기억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각각 부통령과 부주석이었던 2011년 중국에서 인연을 시작했다.

두 정상은 회담장에서 약 2m 거리를 두고 앉았다. 발리 회담 때의 거리(5m 이상)보다 가까웠다. 미국 CNN방송은 "미국은 의전을 준비하면서 구석구석까지 신경 썼다"며 "시 주석이 존경받고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시진핑, 38년 전 그대로네" 농담

약 2시간 20분간의 정상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파일롤리 정원 벽돌길을 1시간 동안 산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생일을 미리 축하한다"며 시 주석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의 생일(11월 20일)을 화제로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의 생일도 같은 날이다. 시 주석은 "일만 열심히 하느라 곧 아내 생일이라는 것도 잊고 있었는데 알려주어 고맙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회장에서 시 주석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내밀며 "이 청년을 아느냐"고 물었다. 1985년 샌프란시스코의 명소 금문교를 배경으로 찍은 청년 시절 시 주석의 사진이었다. 시 주석은 "오, 맞다. 38년 전이다"라며 웃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당신 모습은 (청년 시절) 그대로다"라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회담장 현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의 의전 차량을 가리키며 "이 차 정말 멋지다"고 칭찬했다. 시 주석은 "나의 훙치다. 중국 자동차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 의전차량은 중국산 '훙치 N701'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차량 내부를 살피며 "내 캐딜락하고 비슷하다"고 말해 중국산 차를 치켜올렸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