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글을 여러 건 올린 것으로 확인된 현직 판사에게 '엄중 주의' 처분을 내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38·사법연수원 41기) 판사에게 엄중 주의 처분을 내렸다. 대법원은 "해당 법관의 임용 이후 SNS에 게시한 글이 법관징계법과 법관윤리강령 등에 위반되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면서 "독립된 감사기구로서 대다수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법원 감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일부 글 중 정치적 견해로 인식될 수 있는 글을 올린 부분에 관해 소속 법원장을 통해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박 판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8월 10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단 건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실형이 선고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여권을 중심으로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박 판사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SNS에 친야권 성향의 글을 여러 건 올린 것으로 드러나 판결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가중됐다. 그는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지 6일 만인 지난해 3월 15일 페이스북에 "이틀 정도 소주 한잔하고, 울분을 터뜨리고, 절망도 하고, 슬퍼도 했다가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는 등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