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분쟁으로 희생되는 가자지구 아이들… “당장 필요한 건 휴전”

입력
2023.11.16 15:39
세이브더칠드런


1953년부터 팔레스타인 아동 지원 활동
공습에 한달간 아동 6000여명 사망·실종
아이들, 공포의 나날… 트라우마 심각

한 달 동안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이달 초 현재 아동 4,500여 명이 사망하고 약 1,500명이 실종되거나 잔해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숫자는 2019년 이후 전 세계 20여 개 분쟁 지역의 연간 아동 사망자 수보다 많은 수치이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47명의 아동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아동 33명이 사망했으며, 30여 명이 인질로 잡혀 있다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분쟁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10만 달러(약 1억 3,400만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또한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악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민간인 특히 아동을 향한 살해와 폭력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분쟁 당사자들이 아동에 대한 폭력을 멈추고 즉각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

민간인 거주 지역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 속에서 가자지구는 수천 채가 넘는 주택이 무너지고 놀이터, 학교, 병원, 종교 시설이 파괴되거나 손상됐다. 기본적인 의료 인프라가 마비되고 의료용품이 부족해지면서 수많은 아동이 안전한 공간과 구호 물자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인도주의적 물자 트럭이 가자지구에 진입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들어간 총 트럭의 수는 가자지구 주민의 수요를 충족시킬 일일 필요량에도 못 미친다.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사무소장 제이슨 리는 “가자지구의 긴급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원조가 중요하지만, 현재의 전달 속도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인도적 지원과 인력을 위한 지속적인 안전 통로가 필요하고, 지금 당장 실현돼야 한다. 시간이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세이브더칠드런의 정신건강 전문가는 가자지구 아동의 트라우마 징후와 증상을 우려했다. 수많은 아동이 불안과 두려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의 안전에 대한 걱정, 악몽, 끔찍한 기억, 불면증, 감정 억제 및 회피 등 전형적인 폭력의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으며, 보호자 또한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며 자녀의 감정적 반응을 돌봐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제이슨 리는 “지금 필요한 것은 휴전이다. 휴전 없이는 살아남은 아동의 마지막 희망과 신뢰까지 모조리 파괴되고 말 것이다. 매일 폭력이 지속될수록 평생을 지속될 정신적, 신체적 흉터가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고 경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활동하는 가장 큰 규모의 NGO 중 하나로, 1953년부터 팔레스타인 아동에게 필수 서비스와 지원을 제공해 왔다. 또한 1982년부터 이집트 사무소를 운영하며 아동 보호, 보건 서비스, 교육, 정신 건강 및 심리 사회 지원(MPPS)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분쟁에 휘말린 아동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진행 중이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