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공매도 위반 건수가 껑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6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금융당국은 추가 불법 행위 조사 과정에서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위법 행위를 파악하고 혐의 내용을 확인 중이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협의회에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무차입 공매도 62건을 조사해 33건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32건은 과징금 93억8,000만 원을, 1건은 과징금 도입 전이라 과태료 11억2,000만 원을 부과했다. 나머지 29건은 조사·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매도 위반 건수는 2020년 4건에서 2012년 14건, 2022년 28건에 이어 올해 62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부과된 과징금, 과태료도 각각 7억3,000만 원, 8억 원, 23억5,000만 원, 105억 원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불법 공매도가 적발된 홍콩 소재 HSBC와 BNP파리바 등에 대한 제재 절차가 완료될 경우 과징금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남의 주식을 빌려 팔고, 그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다만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허위 매도 물량이 많아져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주가조작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대부분의 국가에서 금지한다.
당국은 글로벌 IB들의 악의적인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금감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2021년 5월 이후 거래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글로벌 IB에 대한 조사는 이미 진행해 혐의 종목·기간, 위반 내용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IB의 주문을 수탁한 국내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수탁 절차, 불법 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행위 등 공매도 악용 개연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에서 예외가 적용되는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LP)에 대한 점검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공매도도 금지하는 ‘공매도 완전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시장조성자, 유동성공급자와 관련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되 실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며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 국민께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