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어떻게 하는지 몰랐는데, 옆에서 잘 알려주시고 계속해보니까 일이 익숙해졌어요.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말이 잘 통하고 좋아요. 월급을 모아 그동안 고생하신 어머니께 좋은 선물을 해 드리고 싶어요.”
지난해 하반기 굿윌스토어 밀알탄현점에 첫 출근을 한 조성훈 씨는 어느새 입사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굿윌스토어 밀알탄현점이 오픈하면서 일산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채용했는데, 지적장애를 가진 조 씨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채용됐다.
굿윌스토어에 출근하던 첫날, 조 씨는 낯선 환경과 처음 주어지는 업무들로 인해 어색해했지만, 곧잘 배우며 업무에 잘 적응해 갔다. 조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취업을 기적이라고 말한다.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는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쓰지 않는 물건이나 새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가게다. 장애인들은 월급을 받으며 자립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1993년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인 밀알학교를 개교한 밀알복지재단은 첫해 졸업식에서 부모들이 기쁨이 아닌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성인이 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학교 졸업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모들은 절망하고 있었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장애청년들의 직업재활의 필요성을 절감, 굿윌스토어를 시작했다.
2011년 1호점(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 개점 시 장애 직원 30여 명으로 시작된 굿윌스토어는 현재 전국 26개 지점, 장애인 직원만 360여 명 규모로 성장했다.
굿윌스토어의 장애인들은 기증받은 물건을 분류하고 손질하는 작업을 하며 월급을 받는다.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장애직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근무환경을 조성해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가고 싶은 직장으로 손꼽힌다. 장기 목표로는 2033년까지 135개의 굿윌스토어를 오픈하고, 장애인 고용은 10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물품 기증이다. 시민이나 기업에서 기증해 주는 물품 없이는 굿윌스토어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굿윌스토어에 기증할 수 있는 물품은 다양하다. 의류, 잡화, 생활용품, 도서, 소형 가전제품 등 재사용 가능한 물품이면 무엇이든 기증할 수 있다. 기증자들은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기증물품의 판매 가치를 환산한 금액만큼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된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는 “굿윌스토어의 성장은 ESG를 실천하는 기업들의 협업과 개인들의 물품 기부 때문”이라며 “굿윌스토어는 앞으로도 외연을 적극 확대해 더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정당한 월급을 받으며 행복하게 일하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