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자랑하는 '취업률 100%'엔 거품이 많다. 취업자 산정은 재직증명서와 4대 보험 가입 여부로 이뤄진다. 요즘엔 편의점 등 대기업 가맹점 아르바이트생도 4대 보험을 적용받는다. 이렇게 아르바이트하는 졸업생도 취업자에 포함된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대학들은 졸업생을 서로 바꿔 취업시키기도 한다. 졸업생이 모교에 취업하면 취업률 집계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다른 학교에 취업하면 취업자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대신 일자리는 취업률을 산정하는 기간까지만 주어진다. 대학가에서 졸업생 '계약직 품앗이'가 이뤄지는 배경이다
15년 동안 교수로 일한 저자는 이렇게 대학가의 속살을 낱낱이 드러낸다. 그가 고백한 '교수의 속사정'도 씁쓸하다. 교수들이 학교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이는 학생과 다른 교수가 아닌 직장인이다. 실무자 과정 강의에서 현실에 대한 몰이해가 들통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이는 학교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교수들에 대한 전공 지식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그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사회에 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전파해주지 못하는 교수가 교과서를 가르치는 초·중·고 교사와 다른 게 무엇일까. 요즘 교수들이 학교 밖에서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어떤 위원회를 구성할 때뿐이란 자아비판은 초고령·다문화사회로 접어들며 세대와 문화 간 충돌을 조정하는 지식인 등 '시대의 어른'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시의적이다.
고등학교 졸업생 10명 중 7명이 대학교로 진학한다. 비틀거리는 대학과 교수의 현실은 결국 사회 문제로 귀결된다. 책에 담긴, 지식의 이해가 아닌 출석 등 학생의 태도가 점점 중요시되는 상아탑의 현실 등은 그래서 모두 생각해봐야 할 고민거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