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33)이 마침내 빅리그 최고 투수로 인정받았다. 19승, 20승을 거두고도 사이영상을 단 한 번도 받지 못했지만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 10년 만에 한을 풀었다.
콜은 16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 표 30표를 모두 쓸어 담아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210점 만점) 수상 영예를 안았다. 2위는 미네소타의 소니 그레이(104점), 3위는 토론토의 케빈 가우스먼(82점)이다. 사이영상은 BBWAA 소속 기자로 구성된 투표인단의 투표로 결정되는 최고 권위 투수상이다.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가 나온 건 콜이 11번째다. 앞서 저스틴 벌랜더(2011·2022), 호안 산타나(2004·2006),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2000), 로저 클레먼스(1986·1998), 론 기드리(1978), 데니 매클레인(1968)이 압도적인 표를 받았다.
아울러 콜은 역대 양키스 투수로는 2001년 클레먼스에 이어 22년 만이자, 통산 6번째로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
2013년 피츠버그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래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콜은 올해 33경기에 등판해 15승(3위) 4패 평균자책점 2.63(1위)을 기록했다. 209이닝(1위)을 던지면서 삼진은 222개(3위)를 잡아냈고, 완봉승도 두 차례 일궈냈다.
콜은 그동안 사이영상 투표에서 2019년과 2021년 두 번이나 2위에 머무는 등 유독 상복이 없었다. 데뷔 3년차인 2015년 19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을 찍고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4위에 그쳤고, 휴스턴 소속이던 2019년에는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0의 눈부신 성적에도 팀 동료였던 저스틴 벌랜더에게 밀렸다. 벌랜더는 그해 21승 6패 평균자책점 2.58을 거두고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2020년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 달러(약 4,234억 원)에 달하는 초특급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린 콜은 이듬해 16승 8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지만 역시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콜은 수상 후 "매우 자랑스럽다"며 "수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고, 팀 동료들과 평생 뒤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내셔널리그에서는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동료인 블레이크 스넬이 1위 표 30표 중 28표를 받아 204점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로건 웹(86점)을 여유 있게 제치고 통산 2번째 사이영상을 품었다.
아메리칸리그 탬파베이에서 뛰던 2018년에 이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도 제패한 스넬은 클레먼스,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맥스 셔저, 게일로드 페리, 로이 할러데이에 이어 역대 7번째로 양대 리그 사이영상을 모두 수집했다. 스넬은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 리그 1위(2.25), 탈삼진 2위(234개), 다승 공동 5위(14승)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