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빼고도 수능 국어·수학 다 어려웠다

입력
2023.11.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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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표준점수 상승 땐 문과생 불리 완화 전망
'27년 만에 최다' 졸업생 비율도 수능 등급 변수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와 수학이 모두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 방침대로 초고난도(킬러) 문항 출제를 전 영역에서 배제하고도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 위주로 출제했다"며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킬러문항을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룬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하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능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힌 뒤 시행된 9월 모의평가를 이번 수능의 출제 기조로 삼았다고 정 위원장은 강조했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학 영역 역시 고난도 문항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에 두루 출제돼 9월 모평보다 어려웠다는 평이다. 특히 수학 주관식 22번과 같은 문항은 최상위권 변별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절대평가인 영어도 1등급이 4% 선에 불과했던 9월 모평 수준과 유사해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어 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수능에서 11점이나 벌어졌던 국어·수학 표준점수 격차가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과생이 수학 점수 우위 덕에 문이과 교차지원에서 유리했던 현상이 누그러질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문이과 표준점수 격차가 수학 선택과목에서 재현돼 이과생 강세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높은 재수생 비율도 올해 수능 결과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올해 수능 지원자 50만4,588명 가운데 15만9,742명(31.7%)은 졸업생으로, 1997학년도 수능(32.5%)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응시생 구성 변화로 수능 등급 예측이 어려워 정시모집 지원 여부는 물론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등급 충족 여부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8일 통보된다.

손현성 기자
세종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