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재회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장소로 미국 캘리포니아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가 낙점됐다. 유럽식 저택, 정원, 산책로 등을 품은 106년 역사의 대규모 사유지로, 두 정상은 15일(현지시간) 이곳에서 4시간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낸다.
미국의소리(VOA)는 14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15일 샌프란시스코 남쪽의 파일롤리 사유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일롤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40㎞ 떨어진 부촌 우드사이드에 위치한 관광지다. 전체 부지 면적은 2.6㎢로,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 스타일을 결합해 지은 저택과 르네상스 양식의 정원, 1.6㎞ 길이의 산책로, 과수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1917년 이 지역 출신 금광 부호의 개인 거주지로 지었는데, 현재는 미국의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는 기관 '역사적 보존을 위한 국가 트러스트'의 소유다. 평시엔 유료로 개방되지만 이번 회담을 위해 13일부터 문을 닫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산책로를 함께 걷고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탐색전부터 하고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간다는 취지다. 계획된 시간은 4시간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3시간 동안 만났다.
파일롤리는 유서가 깊긴 하지만 외교적 행사에 이용된 적은 거의 없는 곳이어서 의외의 장소 선택이다. VOA는 "중국이 APEC 정상회담과 분리된 회담 장소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정상회담 행사장인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노브힐 호텔에서 차로 30분 이상 걸리는 이곳을 선정했다. 차가 없으면 접근이 불가능한 외딴 지역에 위치해 있어 경호에 유리하다는 점도 감안됐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