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도박의 폐해가 2030세대를 넘어 중·고교생의 일상까지 파고드는 등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사이버도박 집중단속을 실시해 3,155명을 검거하고 124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도박사이트 제작·운영 등 공급자가 476명, 도박행위자 등 2,679명이 붙잡혔다. 경찰은 범죄수익 305억7,000만 원을 압수하거나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하는 동시에 도박범죄에 이용된 계좌를 대상으로 국세청을 통해 부당수익의 세금을 추징하도록 했다.
특히 젊은세대의 도박 중독이 심각하다. 연령별 검거자를 보면 20대가 28.8%로 가장 많았고, 30대 28.3%, 40대 18.5%, 50대 14%, 60대 이상이 7.2% 순이었다. 2030이 전체 도박사범의 60%에 육박하는 셈이다. 경찰은 스마트폰 등 기술 발달로 도박사이트의 접근성이 높아진 데다, 게임화하면서 사이버도박이 젊은 층의 일상에 침투했다고 보고 있다. 직업별로는 무직 또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사람이 58.7%로 절반을 넘었고 서비스직(19.4%), 사무직(13.6%) 등이 뒤를 이었다.
더 우려되는 건 온라인 도박에 탐닉하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이 최근 한 달간 불법 웹툰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광고를 통해 청소년을 유인하는 도박사이트들을 단속해보니, 검거된 353명 중 39명이 청소년이었다. 절반이 넘는(67.6%) 미성년자가 친구나 지인의 소개로 사이버도박을 접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직접 인터넷 도박사이트 광고를 보고 도박에 빠진 경우도 18.9%나 됐다.
청소년은 주로 게임 규칙이 간단한 바카라 등 카지노게임(62.2%)과 스포츠도박(21.6%)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에 사용한 금액은 1인당 평균 125만 원으로, 많게는 3,227만 원까지 쓴 피의자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만으로 도박사이트 접근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사이버도박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적극적·체계적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